미국 록펠러대 과학자들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4일(현지시간)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논문으로 실었다. 인간을 대상으로 갈색지방의 질병 예방 효과를 규명한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였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폴 코헨 조교수는 "사상 처음 갈색지방이 특정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과 연관돼 있다는 걸 확인됐다"라면서 "건강에 유익한 치료 표적으로서 갈색지방의 잠재력을 더 많이 믿게 됐다"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수십년동안 신생아와 동물을 대상으로 갈색지방을 연구했지만 2009년이 되어서야 일부 성인의 목둘레와 어깨 등에 갈색지방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이후 갈색지방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갈색지방은 양전자 단층촬영(PET) 스캔을 해야 어느 부위에 있는지 알아낼 수 있다. PET는 비용이 많이 들고 방사선 노출에 따른 부담도 따른다. 그래서 연구팀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MSK) 암 센터의 과학자들과 공동 연구를 했다.
MSK에선 암 진단을 위해 많은 PET 검사가 이뤄지는데, 종양으로 오진하는 걸 막기 위해 PET에 잡힌 갈색지방을 따로 기록한다. 5만2000여 명의 피검자에게서 나온 13만여건의 PET 스캔을 분석한 결과, 거의 10%가 갈색지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PET 촬영전 주의사항에 저온 노출, 운동, 카페인 섭취 등이 포함된 것을 고려하면 실제로 이보다 많을 걸로 추정된다. 이들 주의사항은 모두 갈색지방 활성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갈색지방이 있는 피험자의 2형 당뇨병 이병률은 4.6%로 갈색지방이 없는 사람(9.5%)의 절반도 안됐다. 비정상 콜레스테롤 검진 비율도, 갈색지방 보유자가 18.9%로 비 보유자(22.2%)보다 15%가량 낮았다. 이밖에 고혈압, 울혈성 심부전, 관상동맥질환 등의 발병 위험도 갈색지방 보유자가 낮았다.
갈색지방이 이들 3개 심혈관계 질환과 연관돼 있다는 건 이전의 연구에서 한 번도 보고된 적이 없다. 비만이 건강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갈색지방이 완화할 수 있다는 것도 이번 연구의 중요한 발견 가운데 하나다.

비만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심장 질환과 대사 질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선 비만한 갈색지방 보유자가 이런 질환에 걸릴 위험은 비만하지 않은 사람과 비슷하게 나왔다.
갈색지방이 건강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몇 가지 실마리는 찾았다. 예컨대 갈색지방이 칼로리를 태우려면 글루코스(포도당)를 써야 하고, 이 과정에서 당뇨병의 주요 위험 요인인 혈당 수치가 낮아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호르몬계와의 연관성이 높은 고혈압 등에 갈색지방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연구팀은 사람마다 갈색지방의 양이 다른 이유를 밝히기 위해 유전자 변이 요인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이는 갈색지방 활성화를 자극해 비만과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약제 개발에 들어간다는 의미다.
코헨 교수는 "어떻게 하면 갈색지방을 늘릴 수 있는지 누구나 궁금해할 수 있다"라면서 "아직 그 답은 모르지만, 가까운 미래에 과학자들이 연구에 몰두할 만한 흥미로운 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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