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초점을 맞춘 기업의 수익률이 기대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전세계적으로 ESG 투자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수익률에 집착해 무조건 투자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 분석에 따르면 2016~2020년 사이 공개된 250여개 논문 가운데 92%가 ESG 기업에 투자하면 기대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긍정적인 내용을 다뤘다. 이같은 연구결과가 축적되면서 시장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 "선한 기업이 성과도 좋다"는 가설을 입증한 셈이다.
그러나 ESG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이 모두 기대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은 아니라는 우려도 적지않다. ESG 관련 초과수익률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7일 인베스트먼트위크(IW) 보도에 따르면 ESG투자가 의료, IT, 친환경 등의 기업에 편중되면서 정작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석유, 가스 등의 기업은 투자시장에서 소외됐다. 이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악화하고 금리가 인상될 조짐이 보이면서 높은 초과수익률을 보이던 ESG 성장주들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드헥 경영대학원(EDHEC Business School) 에이브러햄 리우이 교수 연구팀이 최근 금융정보회사 레피니티브(Refinitiv)의 '애셋4'와 ESG 정보 제공업체 KLD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ESG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초과수익은 변곡점을 지나 하락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IW도 ESG 투자상품이 예전처럼 높은 '초과수익'을 보장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재건을 위해 ESG 금융이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당장의 초과수익률을 보고 ESG 우량주에 '몰빵' 투자하기보다 가치사슬에 있는 중소규모 기업으로 분산투자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어쨌거나 ESG 투자상품은 장기적으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ESG펀드들은 단기적인 초과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장기적인 수익을 보고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때문에 당장의 초과수익 하락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SG 시장 자체는 꾸준히 성장한다는 것이다.
모닝스타(Mornigstar) 유럽지부의 케네스 라몬트 수석 펀드분석가는 "실상을 보면 ESG 펀드가 우량 주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옥스포드 리스크(Oxford Risk)의 그렉 데이비스 행동과학 책임자도 "옥스포드 리스크 조사결과 많은 ESG 투자자들이 사회적 영향을 고려해 금전 부담을 감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며 "ESG 투자자에게 있어 초과수익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실제 투자자 취향을 파악해보면 책임투자를 이어가려는 수요가 있다"면서 "따라서 투자자 선호도를 기반으로 상품을 설계하고 판매한다면 비용문제로 ESG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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