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펀드, 그린워싱 심각…투자활동이 '환경'에 악영향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9-30 18:29:32
  • -
  • +
  • 인쇄
가격은 43% 더 비싼데 효용은 2%에 그쳐
정량적 지표 집착할 게 아니라 정성적 목표 명시해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상품이 실제 ESG 요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기존 채권과 별반 다를 바 없어 '그린워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심지어 환경과 관련된 영역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지속가능한 금융기술 기업 유틸(Util)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ESG 꼬리표를 단 투자상품이 평균적으로 기존 투자상품에 비해 43% 더 높은 가격이지만, 지속가능발전목표(SDG)에 비춰봤을 때 고작 2% 더 나은 수준에 불과하다고,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SDG는 유엔(UN)이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인류 공동의 목표로 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이라는 5개 영역과 17개 의제로 구성돼있다. 문제는 ESG 투자상품이 SDG 기준에 부합하는지 -100점부터 100점의 척도로 따져봤을 때 3점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번영'과 '인간' 영역에서의 결과일 뿐 '환경' 영역에서 ESG 투자상품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ESG펀드는 특히 수질 위생에 해가 되는 투자로 이어져 육상 생물과 수생 생물을 보호하는 데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는 또 ESG펀드가 여성이 리더인 기업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정작 전세계 여성복지에 투자되는 경우가 적어 SDG 5번 목표 '성평등 달성과 여성역량 강화'에서 기존 상품을 능가하지 못했다. 반면 의료 서비스에 대한 기여도가 낮음에도 ESG펀드는 SDG 3번 목표 '건강한 삶의 보장과 모든 세대의 복지 증진'에서 기존 상품에 비해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공공 복지와 관련된 '운송' 투자금은 많은 데 비해 건강 문제를 유발하는 '에너지' 관련 투자금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ESG펀드의 영향평가의 결과가 혼잡한 이유를 두 가지로 짚었다. 첫째는 규제의 부재다. ESG투자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명확히 규정된 바가 없고, 과장된 평가에 따른 따른 책임이나 처벌 기준도 미비한 상황이다. 둘째는 평가지표에 대한 집착이다. 투자상품이 실제 현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 없이 기업들의 자가 보고된 자료에 의존한 평가지표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에만 급급하다는 점이다. 결국 단순히 평가지표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투자상품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명시하고 가치사슬 전반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팩트셰어 최고경영자(CEO) 이선 파월은 "자산관리사들과 투자자들은 매 1달러, 1달러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평가하고, 그들의 투자금이 세계가 향하고 있는 궤적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싶은지에 관해 담론을 시작할 때"라고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22일 지구의 날...뷰티·식품업계 '기후감수성' 살리는 캠페인 전개

뷰티·식품 등 유통업계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기후감수성'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한다.동원F&B는 제주 해안

'친환경 소비촉진'...현대이지웰, 국내 첫 '온라인 그린카드' 도입

현대이지웰이 국내 최초로 '온라인 그린카드'를 도입해 친환경 소비촉진에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 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은 21일 한국

경기도, 사회적경제조직·사회복지기관에 'ESG경영' 지원한다

경기도가 오는 5월 16일까지 'ESG 경영지원 사업'에 참여할 도내 사회적경제조직 및 사회복지기관을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사회적경제조직과 사회복지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기후/환경

+

산불 트라우마 '의사결정' 능력에도 영향..."적절한 결정 못해"

산불 등 기후재해를 겪은 생존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적절한 의사결정을 잘 내리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랜시간 기다리면 더 큰

"한국 2035년까지 온실가스 61% 감축 가능"...어떻게?

우리나라는 국제감축 활용 없이도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61% 감축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21일 기후솔루션과 미국 메릴랜드대학 글로벌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