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량적 지표 집착할 게 아니라 정성적 목표 명시해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상품이 실제 ESG 요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기존 채권과 별반 다를 바 없어 '그린워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심지어 환경과 관련된 영역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지속가능한 금융기술 기업 유틸(Util)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ESG 꼬리표를 단 투자상품이 평균적으로 기존 투자상품에 비해 43% 더 높은 가격이지만, 지속가능발전목표(SDG)에 비춰봤을 때 고작 2% 더 나은 수준에 불과하다고,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SDG는 유엔(UN)이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인류 공동의 목표로 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이라는 5개 영역과 17개 의제로 구성돼있다. 문제는 ESG 투자상품이 SDG 기준에 부합하는지 -100점부터 100점의 척도로 따져봤을 때 3점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번영'과 '인간' 영역에서의 결과일 뿐 '환경' 영역에서 ESG 투자상품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ESG펀드는 특히 수질 위생에 해가 되는 투자로 이어져 육상 생물과 수생 생물을 보호하는 데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는 또 ESG펀드가 여성이 리더인 기업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정작 전세계 여성복지에 투자되는 경우가 적어 SDG 5번 목표 '성평등 달성과 여성역량 강화'에서 기존 상품을 능가하지 못했다. 반면 의료 서비스에 대한 기여도가 낮음에도 ESG펀드는 SDG 3번 목표 '건강한 삶의 보장과 모든 세대의 복지 증진'에서 기존 상품에 비해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는데, 이는 공공 복지와 관련된 '운송' 투자금은 많은 데 비해 건강 문제를 유발하는 '에너지' 관련 투자금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ESG펀드의 영향평가의 결과가 혼잡한 이유를 두 가지로 짚었다. 첫째는 규제의 부재다. ESG투자 구성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명확히 규정된 바가 없고, 과장된 평가에 따른 따른 책임이나 처벌 기준도 미비한 상황이다. 둘째는 평가지표에 대한 집착이다. 투자상품이 실제 현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 없이 기업들의 자가 보고된 자료에 의존한 평가지표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에만 급급하다는 점이다. 결국 단순히 평가지표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투자상품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명시하고 가치사슬 전반에 끼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팩트셰어 최고경영자(CEO) 이선 파월은 "자산관리사들과 투자자들은 매 1달러, 1달러가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평가하고, 그들의 투자금이 세계가 향하고 있는 궤적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싶은지에 관해 담론을 시작할 때"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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