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오염도 조사해야"
잡초가 자라지 못하도록 밭고랑마다 묻어놓는 검은비닐에서 배출된 초미세플라스틱이 농작물 뿌리로 흡수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밝혀졌다.
안전성평가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원, 포항공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미세플라스틱과 중금속 등으로 복합 오염된 토양에서는 뿌리를 통해 더욱 잘게 쪼개진 2차 미세플라스틱이 흡수될 수 있고, 중금속 흡수량도 15%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동안 미세플라스틱은 해양이나 담수를 오염시키는 주범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땅에 매립된 비닐이나 폐기물로 인해 토양도 오염시킨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진 것이다.
미세플라스틱은 5mm 크기 이하의 합성 고분자화합물로, 생성방법에 따라 1차 미세플라스틱과 2차 미세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2차 미세플라스틱은 사용과정이나 버려진 이후 미세화된 플라스틱 파편을 말한다. 크기가 100나노미터(nm) 이하인 경우는 초미세플라스틱으로 분류한다.
현재 농작물 재배에 사용되는 비닐로 인해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연간 70만톤이 넘는다. 이렇게 땅에 묻혀있는 비닐들은 비와 햇볕 등으로 풍화되면서 잘게 쪼개져 미세플라스틱 상태로 토양으로 흡수되는 것이다. 토양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은 농작물과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17일 안전성평가연구소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지금까지 미세플라스틱이 해양과 담수 등 수자원에 유해하다는 사실은 잘 규명돼 있지만 토양 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면서 "그런 점에서 이번 연구는 매우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논문 주저자인 안전성평가연구소 윤학원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유통되고 있는 농산물에 대한 초미세플라스틱 흡수와 오염도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직 전처리 등의 어려움으로 인해 농작물 내 초미세플라스틱 흡수 및 전이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고안되지 않아 이에 대한 연구를 계속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올 10월 영국왕립화학회 소속 국제SCI저널 'Environmental Science: Nano'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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