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지속가능성 평가할 체계적 수단도 부족
중국이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탄소배출 중립을 이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상쇄배출권에 근거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중국 전역에 나무심기 프로젝트 등을 통해 상쇄배출권(offset credit) 170만단위를 확보해 올림픽의 탄소배출 중립을 이뤘다고 밝혔지만, 나무심기는 탄소가 저장되는 효과가 일시적이어서 실제로 탄소상쇄 영향을 정확하게 추정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상쇄배출권은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대상 업체가 외부 배출시설 등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한 경우 이에 대한 실적을 인증받아 배출권으로 전환한 것이다. 대상업체는 인증실적을 전환된 상쇄배출권으로 배출권시장에서 거래하거나 정부가 업체에 할당한 배출권으로 제출할 수 있다. 상쇄배출권 1단위는 탄소배출량 1톤을 상쇄하는 효과를 지닌다.
조직위는 나무심기를 통해 110만단위의 상쇄배출권을 확보했고, 나머지 60만단위는 유엔의 온실가스 감축사업인 청정개발체제(CDM)로부터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게다가 CDM 자체가 근본적으로 결함이 있고 CDM으로 인증받은 실적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994년에 '환경보호'가 '스포츠'와 '문화'에 이은 올림픽의 제3중심이라고 발표했고, 그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이 처음으로 '녹색 올림픽'을 선언했다. 이후 올림픽 개최국들은 천연재료로 경기장을 짓거나 청정연료를 이용한 이동수단을 만들고 나무를 심는 등 이런저런 방식으로 친환경 올림픽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네이처'지에 실린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992∼2020년 열린 동·하계 올림픽 16개 대회를 평가한 결과 지속가능성 종합점수가 '중간'(medium) 수준으로 나왔다.
무엇보다 올림픽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할 체계적인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IOC는 2014년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이 러시아의 지속가능성을 촉진했다고 평가했지만, 환경단체들은 국립공원 근처에 경기장을 지어 생물의 다양성을 훼손시켰다고 비판했다.
비영리단체인 탄소시장감시(CBM)의 정책담당관인 길레스 뒤프라스네(Gilles Dufrasne)는 "상쇄배출권을 사는 것은 어차피 일어날 활동에 돈을 지불하는 것과 같다"며 "그것은 기후위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올림픽의 탄소배출 중립을 가능하지 않게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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