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우림 아닌 사바나 되나...아마존 75% 복원력 상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3-08 13:44:45
  • -
  • +
  • 인쇄
英 엑시터대 합동연구팀 연구결과...아마존 황폐화 임박
산불→지구온난화→산불 악순환...'임계점' 넘으면 복원 불가


아마존 열대우림이 더는 복원 불가능한 임계점에 가까워지면서 황폐화 위기에 처해있고, 이는 전세계 기후와 생물다양성에 '거대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시터대학교,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뮌헨 공과대학교 합동 연구팀이 1991~2016년 사이 아마존 열대우림을 촬영한 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마존 열대우림의 약 75%가 복원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초반부터 지구상에서 가장 커다란 열대우림의 4분의 3 면적이 벌목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이다.

가장 큰 피해는 농경지, 도로, 도심지역, 가뭄이 심한 지역 부근에서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아마존 열대우림의 복원력 상실에 대한 주요 원인은 삼림파괴, 지구온난화 등 인간 활동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우기의 절정이었던 지난 1월 한달간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의 면적은 430km2로, 이는 서울시 면적(605.2km2)의 4분의 3에 달한다.

연구팀은 삼림파괴가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됨에 따라 아마존 열대우림이 복원 불가능한 '임계점'(tipping point)에 다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연에서의 '임계점'은 환경파괴로 인한 악순환이 점차 강화되면서 처음 환경파괴를 유발한 원인과 관계 없이 악순환이 독자적으로 더 큰 악순환을 낳는 상태를 말한다. 세계 각지에는 이처럼 특정 한계치를 넘어서면 기후변화가 돌이킬 수 없이 가속화하는 임계점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임계점들은 복잡하게 연계돼 있어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대응 불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지구의 푸른 왕관'으로 불리는 북방수림에서는 지구온난화로 토양이 건조해지면서 산불이 잦아지고 있다. 이 산불로 북방수림을 떠받치는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메탄이 새어나온다.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은 또다시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면서 산불의 빈도와 강도를 높인다. 더군다나 증발한 토양의 수분이 북극의 마른 하늘을 습윤하게 만들면서 낙뢰 횟수가 잦아지고, 이는 또다시 산불에 일조하면서 악순환이 계속된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경우 숲의 습도를 유지하는 나무들을 벌목하면 강수량이 줄어들게 된다. 강수량이 줄어들면 산불이나 사막화로 인한 피해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더 많은 수의 나무가 말라죽는다. 이 때문에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줄어들면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더 높은 기온과 건조한 기후가 이어져 점점 아마존 열대우림의 생태계는 스스로 복원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면 아마존은 열대우림이 아닌 사바나 초원지대로 뒤바뀔 수 있다.

연구자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이 임계점을 돌파하는 시점을 명확하게 특정할 수는 없지만 징후들이 뚜렷하게 보이고 있고,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을 때면 늦은 것이라며 우려를 내비쳤다. 이번 연구논문의 공동저자 엑시터대학교 글로벌시스템연구소(GSI) 소장 팀 렌튼(Tim Lenton) 교수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기후시스템의 결정적인 부분이며 커다란 탄소저장고일 뿐 아니라 생물다양성의 용광로이자 원주민들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넘어 감정이 자극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아직 임계점을 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막을 수 있는 근거자료가 마련됐기 때문에 아직 희망은 있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논문은 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 초원되나?…"21세기말 강수량 75% 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하라 사막 강수량이 2100년에는 2배에 달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UIC) 연구팀이 21세

"NDC 60%는 실현 가능...50~53%는 탄소중립과 불일치"

정부가 제시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운데 60% 감축안만이 2050년 탄소중립과 정합하며 실현 가능한 경로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중국 에너지 전환 속도내지만..탄소배출 정점 더 늦어져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이 당초 예상했던 2030년 이전보다 늦은 2030년대 초반에 찍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국제 에너지&

HSBC, 석유·가스 감축 '속도조절'…'2050 탄소중립' 그대로

HSBC가 석유·가스 등 고배출 산업에 대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완화하고,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장기 목표만 유지하기로 했다.6일(현지시간) HSBC는 공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