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연간 0.02∼0.15기가톤 격리 가능"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떨어뜨려줄 해양미생물이 발견됐다.
호주 시드니공과대학(UTS)의 해양생물학자 미카엘라 라슨(Michael Larsen) 박사팀은 온도상승으로 산성화된 바닷물에서 탄소를 격리할 수 있는 단세포 생물 '프로로켄트룸 발티쿰'(Prorocentrum cf. balticum)을 새로 찾아내 연구한 결과, 이 생물이 '생물학적 탄소 펌프'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생물학적 탄소 펌프'는 바닷물 표면과 대기의 이산화탄소가 평형상태가 유지되도록 하는 기능이다. 즉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기체교환을 통해 바닷물로 끌어들여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춘다.
'프로토켄트룸 발티쿰'은 바닷물에서 광합성을 하면서 탄소를 흡수한다. 이 과정에서 탄소가 많이 포함된 배설물을 배출한다. 이 배설물이 탄소가 많은 생체고분자 '점액구'(mucosphere)다. 이 점액구는 다른 미생물을 포획해 잡아먹는데 쓰인다.
이 점액구는 무거워 바다 밑으로 가라앉게 되고 바닥에 가라앉은 탄소는 해양 바닥으로 격리된다. 해양 바닥에 가라앉은 생체고분자는 심층에서 분해돼 수백 년에서 수천 년동안 대기로 방출되지 않는다.
식물성 플랑크톤이 탄소펌프 기능을 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광합성을 하면서 다른 미생물을 잡아먹는 혼합영양 원생 생물이 탄소펌프 기능을 한다는 사실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연구팀은 프로토켄트롬 발티쿰이 연간 0.02∼0.15기가톤의 탄소를 해저에 격리시킬 수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이 단세포 생물은 지구온난화로 해수 온도가 올라 산성화돼도 탄소를 격리시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논문 수석저자인 UTS의 마르티나 도블린(Martina Doblin) 교수는 "이전에 이처럼 상세히 기술된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종"이라며 "바다에 현재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바닥으로 가져갈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면 바닷물의 영양분이 부족한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때 해양 미생물이 탄소가 풍부한 생체고분자를 자연적으로 생성하면 미래의 바다에서 생물학적 탄소펌프를 계속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14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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