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개 거래지점 추적해 공급망 전체 탄소발자국 관리
구글이 유럽 스타트업과 손잡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계산할 수 있는 '탄소추적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17일(현지시간) 스웨덴의 스타트업 노머티브(Normative)는 10여명의 구글 엔지니어와 약 6개월간의 협업 끝에 기업들 스스로 탄소발자국을 자가진단할 수 있는 탄소추적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 노머티브는 고객사들의 규모에 따라 소프트웨어 비용을 청구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에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노머티브의 탄소추적 소프트웨어는 3단계로 구동된다. 먼저 기업의 회계장부에 등록돼 있는 거래내역을 기반으로 스코프 1-2-3(직접배출-소유자산에서의 간접배출-소유자산을 제외한 간접배출)을 기입한다. 이후 소프트웨어 내의 탄소추적 엔진이 전세계적으로 거래가 발생하는 2억개 가량의 데이터 포인트를 토대로 기업의 거래지점을 추적해 해당 거래지점에서의 탄소배출량을 계산한다. 그러면 총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산출되고, 산출된 수치가 동종업계 평균 대비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기준치가 제시되면서 해당 기준치에 맞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어떤 조처를 취할 수 있는지 가이드라인이 제공된다.
노머티브의 공동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티안 론(Kristian Rönn)은 "이번 소프트웨어는 누구든지 탄소측정을 가능하게 해 유엔(UN)이 민간영역 탈탄소를 위해 시작한 캠페인 '레이스 투 제로'(Race to Zero)에 모두가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로 만들었다"며 "기후위기는 우리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후위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커지고, 탄소국경세 등 환경규제도 강화되는 추세다. 이에 사용전력을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하는 'RE100 캠페인'이 활성화되는 등 탈탄소 대열에 합류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전세계 기업의 90%를 차지하고, 고용의 50%를 책임지고 있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C로 제한하고,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데 있어 주요한 열쇠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 중소기업의 탄소중립을 지원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 '중소기업 기후 허브'(SME Climate Hub)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절반가량이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계획을 마련해 배출량을 추적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 3분의 2가 기술적 한계, 정보 부족, 재원 조달, 이행 기간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지난 2021년 12월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국내 중소기업의 64.2%는 탄소중립에 동참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이 가운데 58.7%는 대응할 자금과 인력이 부족해서, 또 18.5%는 정확히 어떻게 대응할지를 이해하고 검토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특히 기업 내부 뿐 아니라 전세계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계산하기에는 중소기업의 역량이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번에 출시된 노머티브의 탄소추적 소프트웨어는 이같은 중소기업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기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소수의 빅테크기업에만 제한돼 있던 전세계 공급망 정보가 탄소추적 서비스를 통해 중소기업들에 제공되면서 이들이 탈탄소 대열에 합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론 CEO는 "우리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해 이해하고, 배출량을 측정해 보고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기업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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