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대학, 핀란드 오울루대학 및 독일 그라이프스발트대학 연구진은 가을이 길어지고 따뜻해지면 줄흰나비가 겨울을 견디고 봄에 나올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연구보고서를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유럽대륙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줄흰나비의 번데기를 다양한 가을 기온 및 시간 조건에 노출시켜 기후변화가 나비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을 조사했다.
실험결과, 높은 기온과 긴 시간에 노출된 번데기가 일반적인 가을 환경에 노출된 번데기보다 더 많은 열량과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조건에서 나비들이 다음 봄 성체가 될 때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튜 닐슨(Matthew Nielsen) 오울루대학 박사는 "기후변화로 가을 기온이 오르고 기간도 길어지면서 나비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특정 계절시기에 경험한 스트레스가 다른 계절까지 지속되며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겨울 휴면기에 접어든 동물들은 온도가 상승하면 신진대사 속도가 증가하고 에너지가 더 빨리 고갈돼 특히 취약하다. 휴면동물은 활동 상태인 동물보다 에너지 소모가 적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온도가 오르면 오히려 소비하는 에너지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휴면 상태이기 때문에 손실된 에너지를 채울 먹이도 섭취하지 못한다. 닐슨 박사는 "겨울기온이 상승하면 휴면동물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이미 입증됐지만, 이번 연구는 가을기온의 상승이 잠재적으로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가을기후의 변화로 인한 나비 폐사율 증가는 해당 종의 전체 개체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가 수행된 스웨덴의 경우 이미 겨울철 휴면 스트레스로 봄철 줄흰나비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실험대상이 된 나비들은 최대 16주동안 25°C의 높은 온도에 노출됐다. 연구진은 이미 일부 나비 분포지역 기온이 이 정도로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1~16주동안 15°C, 20°C 또는 25°C로 유지되는 방에 번데기를 8~11마리씩 배치해 다양한 가을 환경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후 459마리의 모든 번데기를 동일한 겨울 조건에 24주 노출시켰다. 실험기간 연구진은 번데기의 체중 감소 및 에너지 소비도를 측정하고 나비의 생존 여부를 기록했다.
해당 연구는 연구실에서 수행된 것으로 야생 개체군에 이 연구결과를 적용하는 데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령 시뮬레이션 조건은 자연적인 계절 및 일별 변동이 반영되지 않아 일정했다. 다만 연구진은 실제 자연환경의 변동이 번데기의 신진대사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후속연구를 통해 기후변화 및 여러 계절이 나비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자세히 연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닐슨 박사는 "이번 연구는 성인기까지의 생존만을 다뤘지만, 짝을 찾는 능력이나 산란 개수 등 부정적 영향이 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가을, 겨울에 온난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또 봄 계절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연구하는 것도 기후변화가 휴면동물에 미치는 실제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생태학회 학술지 '기능생태학(Functional Ec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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