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전환 투자하면 신규 일자리 8500만개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1.5℃ 목표'를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해마다 5조7000억달러(약 7132조원)를 에너지전환 분야에 투입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세계 에너지전환 전망 2022:1.5℃ 경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로 억제하기 위해 2030년과 2050년 달성해야 할 이행 목표치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2050년까지 전세계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69억톤 저감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화석연료 부문의 경우 더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좌초자산'이 될 위험성이 크다. 따라서 현재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되는 금액을 돌려 해마다 7000억달러(약 875조원) 규모를 에너지전환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석탄화력발전의 비중은 2019년 37%에서 2030년 11%로 감소한 뒤 205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IRENA는 '1.5℃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수단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및 직접사용 △에너지 효율성 증대 △최종 에너지 소비 부문의 전기화(전기자동차·열펌프 등) △청정 수소 및 암모니아 등 합성연료 활용 △화석연료의 탄소 포집·저장(CCS) △CCS 기반 바이오에너지(BECCS) 등 6개 에너지전환 기술을 짚었다.
IRENA는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비중을 2030년 1만770기가와트(GW), 2050년 2만7800GW로 90%까지 늘려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뿐 아니라 최종 소비자 단계에서도 에너지 사용량을 저감해 2030년에는 2019년 대비 5%, 2050년에는 11%까지 줄여야 한다. 최종 소비자 단계의 에너지사용량 저감에는 에너지효율을 증대가 효과적인데, 이를 위한 연평균 투자액이 2030년에는 2019년 대비 6배, 2050년에는 9배로 증가해야 할 것으로 IRENA는 추정했다.
이밖에도 그린·블루수소 생산량도 2020년 80만톤 수준에서 2030년 1억5400만톤, 2050년 6억1400만톤으로 늘어나야 한다.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통한 이산화탄소 처리량 역시 2020년 4000만톤에서 2030년 22억톤, 2050년 85억톤까지 늘려야 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공공부문의 적극적인 투자 필요성도 거론했다. 에너지 전환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 인프라 구축, 인센티브 제공 등에 공적자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파리기후변화협정 참가국으로서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한국 역시 에너지 전환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공적 자금 투입은 물론 제도 개선 등 더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으로 수소 산업의 경우 특화된 경쟁력 확보 지원의 근거를 담은 수소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된 채 언제 통과될지 모르는 등 입법적·정책적 지원이 늦어지면서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던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IRENA는 에너지전환을 위한 투자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2650만개, 에너지 효율화와 수소산업 등에서 583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화석연료 부문에서 줄게 될 일자리 1200만개를 크게 웃도는 수치라고 보고서는 적었다.
프란체스코 라 카메라 IRENA 사무총장은 "우리에게는 경제성도 없고 미래도 없는 에너지를 생산·분배·소비하는 낡은 방식에 투자할 여유가 없다"며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멀리 내다보는 선택과 원칙·현명한 투자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급진적인 행동과 특별한 수준의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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