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놓인 1829종 종보존 노력 시급해"
농업, 벌목, 도시 개발, 외래 유입종 등 인류의 활동으로 멸종위기에 내몰리는 파충류가 적어도 5종 가운데 1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거북과 악어 종은 절반 넘게 멸종위기에 처해 종보존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의 비영리 야생동물보호 단체 '네이처서브'(NatureServe)의 수석 동물학자 브루스 영(Bruce E.Young)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의 멸종위기종 적색 목록(Red List) 기준을 활용해 15년동안 파충류 1만196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는 연구결과를 27일(현지시간) 과학저널 네이처(Nature)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연구대상 1만196 파충류 가운데 21.1%에 해당하는 1829종이 멸종 취약종이거나 위기종, 또는 심각한 위기종이라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포유류, 조류, 양서류에 대한 연구는 이뤄져왔지만 파충류에 대한 광범위한 평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재 양서류는 40.7%, 포유류와 조류는 각각 25.4%, 13.6%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장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파충류는 악어와 거북이다. 연구팀은 악어와 거북 종이 각각 57.9%, 50.0%가 멸종 위협에 놓여있다고 했다. 이미 파충류 30종은 멸종했다. 이에 연구팀은 나머지 파충류 종들의 멸종을 막기 위해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농업 활동과 벌목, 도시개발, 외래 유입종 등으로 파충류의 멸종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파충류를 애완동물로 거래하거나 고기나 약재를 얻기 위한 포획 또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살상 행위도 멸종 위기를 높이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숲에서 생활하는 파충류의 종 위협이 가장 크기 때문에 숲 서식지 보존과 함께 외래유입종을 세밀하게 관리하면 파충류 생존 위협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직접적인 멸종위협을 받는 종은 약 10%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해수면 상승 등과 같은 장기적인 환경 위협이나 기후변화로 인한 질병과 같은 간접적 위험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기후위기로 인한 멸종 위협은 실제로 이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저지대에 서식하는 파충류는 기후위기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이자 IUCN의 공동 책임자인 닐 콕스(Neil Cox)는 "멸종 위기에 처한 1829종의 파충류들이 진짜 멸종한다면 지난 156억년의 진화 역사를 잃게 될 것"이라며 "파충류는 해충 제거와 같은 이로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들의 멸종은 인간의 생태계를 크게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