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는 재생에너지 미포함...기껏 20년 가동
올 4월 'RE100'에 가입한 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 내에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밝혀, 재생에너지 확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10일 자동차업계와 울산시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울산공장 내 LNG 열병합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하고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평가서에는 오는 2025년까지 울산공장 내에 184메가와트(MW) 규모의 LNG 열병합발전소를 짓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대차는 환경영향평가를 마친 후 착공에 들어가 2025년부터 발전소를 가동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현대차 울산공장의 연간 전력사용량의 70% 정도를 해당 발전소에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함께 단가가 저렴한 LNG로 전기를 생산해 비용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최근 전기요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되자, 이에 대한 부담을 덜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한국전력공사는 석탄, LNG 등 원자재값 급등과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확대에 따라 전기료를 kWh당 6.9원 인상했다. 한전은 오는 10월에도 4.9원을 올릴 계획이다. 매년 전력수요는 많아지는데, 한전의 RPS 비중은 확대되면서 전기요금 인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현대차의 LNG 열병합발전소 건설은 '2045년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도 담겨있다. 전기와 열을 동시에 공급하는 열병합발전소는 기존 발전소와 보일러를 각각 가동하는 것보다 에너지를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도 기존 대비 3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발전연료로 사용되는 LNG가 비교적 친환경으로 분류되는 연료인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현대차가 지난 4월 'RE100'에 가입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RE100 기준에 LNG는 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력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그룹계열사인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와 함께 RE100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2045년까지 전 사업장의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LNG발전소 건설은 RE100 달성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204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로 전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느 시점에서 LNG발전소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측은 아직 별다른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 LNG 발전소는 기껏 20년 가동하려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설되는 셈이다.
관련업계는 현대차가 RE100을 달성하려면 해당 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거나 수소발전소 등 다른 형태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20년 정도 전력공급을 위해 대규모 LNG발전소를 짓는 것인데, 과연 회사 입장에서 이익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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