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원인..."북극에서도 발생할 것"
알래스카 영구동토층에서 1년 내내 얼지않는 '탈리크'(talik) 층이 발견돼 동토층의 해빙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알래스카대학교 페어뱅크스 캠퍼스(University of Alaska Fairbanks)의 지구물리학연구소 연구팀은 1990~2020년 사이 알래스카 54곳의 영구동토층을 분석한 결과 24곳에서 탈리크를 발견했다. 이는 알래스카 땅의 11만6000km², 즉 여의도 면적의 40000배에 해당하는 면적을 측정한 결과다.
영구동토층은 계절에 따라 융빙이 되풀이된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영구동토층에 다시 얼지않는 탈리크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탈리크는 여름과 겨울에 온도가 상승하면 더욱 빠르게 생겨난다"며 "만약 여름에 얼음이 녹는 양이 겨울에 다시 어는 양보다 계속해서 많아질 경우 영구동토층이라는 명칭도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탈리크는 주로 산불의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 형성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탈리크 형성 원인이 지구온난화에 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산불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지금까지 영구동토층 해빙에 대한 다른 연구들은 탈리크 형성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탈리크가 지금 추세대로 형성되면 2030년에 이르러 알래스카 영구동토층의 70%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영구동토층의 해빙 속도는 기존 예측값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2090년까지 알래스카 가문비나무 숲에 탈리크 층이 약 12m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가문비나무 숲은 알래스카에서 따뜻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이같은 예측결과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세계 탄소배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했다.
보고서 저자인 알래스카대학교 페어뱅크스캠퍼스 루이스 파쿠하슨(Louise Farquharson) 조교수는 "지금은 영구동토층 군데군데 녹아있는 땅들이 매우 추운 겨울이나 시원한 여름에 다시 어는 현상을 보게 된다"면서도 "그러나 2030년이 되면 지구온난화로 인해 겨울과 여름 모두 따뜻해져 땅들이 다시 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구동토층은 현재 대기에 존재하는 탄소량보다 최소 2배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 '탄소저장고'다. 따라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탄소를 가둬두는 '빙권 뚜껑(cryosphere cap)'이 녹아 대량의 탄소가 공기중으로 배출된다. 파쿠하슨 조교수는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 이같은 현상이 알래스카뿐만 아니라 더 추운 북극에서도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연구결과는 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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