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PPA, 제도 조속히 정비해 RE100 디딤돌 삼아야"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6-17 19:54:37
  • -
  • +
  • 인쇄
'RE100 실행, PPA의 난관과 해결방안 모색 토론회'
"망 이용료 기준 등 제도 미비점 보완 시급"
▲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 패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ewstree


"직접 PPA를 체결하기 위해 기업 실무자들이 관련 계약서를 작성하려 해도 쓸 수 있는 게 없다. 관련 제도가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선언과 가입이 점차 늘고 있지만 제도가 재생에너지 보급과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RE100 실행, 재생에너지 직접구매의 난관과 해결방안 모색 토론회'에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주요 기업들의 RE100 전환이 요구되지만 PPA 제도의 부족함으로 인해 RE100 실현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지난해 6월 전기사업법이 개정되면서 국내에서도 직접 PPA가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이제까지 국내에서 체결된 직접 PPA는 단 2건뿐이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활성화해 기업들의 RE100 실현을 돕기 위해 제도가 마련됐지만, 후속 제도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재생에너지 보급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직접 PPA 제도는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생산된 전기를 전기사용자가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제도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법무법인 태림의 하정림 변호사는 "PPA 계약서를 체결하려고 해도 표준화된 계약서가 없어 체결이 불가능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직접 PPA를 저해하는 방향으로 유권해석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PPA를 할 때 내야하는 전력망 이용료가 구체적으로 산정되지 않았다"며 "이러한 비용의 불확실성은 기업들에 리스크로 작용해 직접 PPA 체결을 꺼리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일관성 있는 입법과 규제로 직접 PPA 비용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직접 PPA를 체결하면 한전의 송배전망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망 사용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뿐만 아니라 이미 산업용 전기요금을 통해 한전의 송배전망 사용료를 내면서도 직접 PPA 체결에 포함된 망 사용료도 지불해야 한다. 이에 기업들은 직접 PPA를 체결하기 망설여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공급자 입장에서 발제한 박영욱 SK E&S 팀장은 직접 PPA 제도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주민참여형 인센티브 제공 △PPA 재생에너지의 발전량 예측제도 △망 이용료를 포함한 PPA 부가비용 최소화 등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PPA는 인센티브가 없어 RPS(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 대비 발전사업자의 참여 유인이 낮다고 지적했다. 직접 PPA 용도로 전력을 판매한 재생에너지는 전력시장 외 거래를 한다는 이유로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제도에 참여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망 이용요금, 부가정산금 등 부가비용으로 인해 재생에너지 PPA의 이행비용이 높아 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업계의 요구에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정책과 이영주 서기관은 "직접 PPA 계약의 미비함으로 산업계가 겪는 어려움을 알겠다"며 "토론회에서 제시한 부분들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RE100은 글로벌 기준인데 우리 정부와 사회는 이를 회피하려고만 한다"며 "(이유는) RE100으로 가는 과정은 고통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리고 "이런 고통을 최소화하고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것이 정치와 리더의 역량"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기후위기 그린뉴딜연구회, 에너지전환포럼, 대한변호사협회 ESG위원회 공동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폴 디킨슨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의장이 기조연설을, 양춘승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상임이사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박영욱 SK E&S 팀장, 이성용 LG에너지솔루션 팀장, 하정림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회 패널로 김도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함일한 H에너지 대표, 서정석 BNZ파트너스 본부장, 이영주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정책과 서기관이 참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