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공급대란 터지나...S&P "구리없이 탄소중립 불가능"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7-14 15:16:17
  • -
  • +
  • 인쇄
전기차, 태양광 등 에너지전환에 '구리' 필수 소재
수요는 급증, 공급은 부족..."석유쟁탈전보다 위험"


에너지전환의 열쇠인 '구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공급이 따라주지 않아 '2050 탄소중립' 목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4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구리의 미래: 다가오는 공급격차로 에너지전환 단절되나?'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각 분야의 '전동화'에 필수적인 요소로 구리를 지목하며 두드러진 신규 공급량 확보없이는 각국의 기후목표 달성이 요원하다고 경고했다.

전기자동차, 태양광·풍력 발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내 배터리 등 탄소중립을 위해 기존 화석연료를 직접적인 전기 생산으로 대체하는 다양한 수단들에는 모두 구리가 필요하다. 평균적으로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2.5배, 태양광 발전과 해상풍력 발전은 천연가스나 석탄에 비해 각각 2배와 5배 더 많은 구리를 필요로 한다.

세계적인 에너지 전문가 대니얼 예긴(Daniel Yergin) S&P 글로벌 부회장은 이날 "에너지전환은 현행 발전체계보다 구리 의존도가 훨씬 높을 것"이라며 "구리는 전동화를 위한 금속이고, 전동화는 에너지전환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 연간 구리 수요는 현재보다 2배 늘어난 5000만톤에 달할 전망이다. 또 2050년에 이르면 구리 수요는 이보다 더 늘어난 5300만톤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1900~2021년 전세계 구리 소비량을 모두 합친 수치보다도 더 높다.

반면 구리 공급량은 수요량을 쫓아가지 못하면서 2025년부터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S&P 글로벌은 전세계 구리 공급량이 수요량 대비 2035년 1000만톤, 2050년에는 270만톤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이같은 공급부족을 단순히 구리광산 증설로만 해결할 수는 없다고 짚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신규 구리 광산의 부지 마련에서 채굴작업이 시작되기까지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은 16년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기존 광산에서 생산되는 구리의 효율을 높이고, 이미 사용된 구리를 재활용하는 방안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21세기 구리 부족은 국제안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주요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며 "20세기 석유 쟁탈전의 전조를 연상시키지만, 공급처가 석유에 비해 지리적으로 훨씬 집약돼 있어 더욱 두드러진 위협으로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구리 원석 채굴량의 38%가 칠레와 페루 단 두 나라에 몰려있다. 게다가 칠레는 오는 9월 국민의 '환경권'과 국가의 기후대응 확대를 담은 새 헌법의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어 향후 구리 수급이 더 악화될 전망이다. 전세계 구리 제련 및 정제의 절반가량은 중국이 도맡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지난 25년간 미국의 구리 생산량은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예긴 부회장은 "중국은 탄소중립에 필요한 광물을 중심으로 우위에 서는 데 집중하고 있고, 구리가 핵심사례"라면서 "구리와 같은 광물을 두고 새로운 지정학적 질서가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이재용 삼성 회장이 귀국 1주일만에 달려간 곳

주식시장에서 '11만전자'를 회복한 2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사의 주력사업인 반도체 생산현장으로 달려갔다.삼성전자는 이날 이재용 회장이 경

오리온 3세 경영 본격화...담서원 1년만에 부사장 승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의 장남 담서원씨가 입사 4년 5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승계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오리온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美 쿠팡 주주가 집단소송 제기..."정보유출 공시의무 위반"

3000만명이 넘는 회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을 상대로 미국의 주주가 미국 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내에는 쿠팡 소비자가 거의 없기에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기후/환경

+

美트리는 전기료 천만원...英트리는 재생에너지 전력

영국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전력부문에서 역대 가장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영국 전력망 운영을 분석한

기후부, 에너지시스템 AI전환 추진…'기후·에너지 DX·AX 전담반' 출범

정부가 에너지시스템 분야의 인공지능(AI)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기후부, 환경 연구개발 현장 중심 전환…탄소중립·순환경제 기술 발굴

환경 연구개발이 산업 현장과 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오는 23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3차 환

경기도 공공소각장 4곳 내년 착공...2030년까지 21곳 확충

경기도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내년에 공공소각시설 4곳을 착공한다.22일 차성수 경기도 기후환경에

올해 한반도 열대야 12.1일...2050년에 2배 증가한다

2050년에 이르면 우리나라 열대야 일수는 지금보다 2배 늘어나고, 2100년에 이르면 7배까지 급증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1년에 85일을 폭염에 시달린다는

기후변화가 바꾸는 식탁...CO2 늘수록 열량은 늘고 영양은 줄어

기후변화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서 일부 작물의 열량은 증가하는 반면, 필수 영양소 함량은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20일(현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