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비용 충당위해 저점에서 매각

전기요금 상승으로 비트코인 채굴비용이 올라가면서 채굴업체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암호화폐를 대량으로 팔아치우고 있다. 이에 따라 코인시장의 추가 하락과 함께 암호화폐 채굴산업 전반이 위기라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CNBC는 암호화폐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15일 하루에만 비트코인 약 1만4000여개가 채굴업체들의 장부로부터 대거 이체됐다고 보도했다. 달러가치로 환산하면 3억달러(약 3953억원)가 넘는 규모다. 최근 수주동안 채굴업체들이 매각한 비트코인 물량은 2021년 1월 이래 최고치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채굴업체의 항복'(Miner Capitulation)이라 명명했다. 채굴업체들이 채굴한 암호화폐를 장기보유하던 이전 관행과 달리 당장 채굴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각하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2021년 11월 6만9000달러(약 9000만원)로 최고점을 찍은 뒤 19일 오전 기준 2만1965달러(약 2892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점에서 70% 떨어졌다.
수개월째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대란으로 전기요금이 폭등하면서 채굴업체들은 마진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암호화폐 시장까지 침체기에 빠지게 되자, 채굴업체들은 변동성을 억제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보유하지 않고 팔아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조셉 아유브(Joseph Ayoub) 시티그룹 분석가는 "전기요금 상승과 비트코인 가격폭락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 채굴비용이 비트코인 거래가보다 높을 수 있다"며 "채굴업체를 비롯해 채굴장비를 담보로 잡은 금융업체들도 위기에 직면하면서 암호화폐 채굴산업이 더 큰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북미 최대 암호화폐 채굴업체인 코어사이언티픽(Core Scientific)은 지난 6월 보유한 비트코인의 전량에 가까운 7202코인을 매각해 약 1억6700만달러(약 2202억원)을 벌어들였다. 부채를 상환하고 5년간의 직원 주식 보조금을 정산하는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어사이언티픽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레빗(Mike Levitt)은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반등 가능성을 점쳤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 중소규모 채굴업체들이 경쟁에서 이탈하게 되고, 이에 따라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전체 연산 처리능력을 보여주는 '해시레이트'가 감소하면 채굴기기들의 생산성이 개선된다는 논지다.
레빗 CEO는 "중소 채굴업체들이 줄줄이 채굴 경쟁에서 이탈하면 대형 채굴업체에겐 희소식"이라며 "해시레이트가 축소될수록 비트코인 채굴 비용이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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