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맹꽁이' 비상…멸종위기종 발견때마다 공사 '올스톱'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2-08-03 12:16:41
  • -
  • +
  • 인쇄
'맹꽁이' 발견시 대체 서식지 마련해야
▲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 맹꽁이(사진=인천녹색연합)


전국 건설현장에서 멸종위기종인 맹꽁이가 나타나 건설작업을 멈추고 맹꽁이 이주 작업을 진행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3일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 따르면 광명·시흥테크노밸리 사업장에서 최근 지장물(불필요한 공작물, 농작물) 철거 작업 중 맹꽁이가 발견됐다. GH는 공사를 중단하고 1억3000만원짜리 '맹꽁이 포획 및 이주 모니터링 용역'을 긴급히 발주했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멸종위기종의 포획·채취는 금지되고, 적발시엔 벌금을 물어야 한다. 건설업체는 건설현장에서 멸종위기종 발견시 자체 비용으로 대체 서식지를 마련하고, 포획 및 이주 작업을 마쳐야만 공사를 재개할 수 있다. GH관계자는 "공사지 주변에 맹꽁이가 살 수 있는 웅덩이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2년 기준 LH 맹꽁이 포획·이주 용역비 ©newstree

맹꽁이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야생동물로 도시화와 수질오염으로 개체수가 크게 줄어 가까운 미래 멸종할 가능성이 있는 종이다.

건설업계에서 맹꽁이는 말그대로 '천재지변'이다. 실제로 지난 4월 26일 인천의 청년주택 건설 사업이 맹꽁이때문에 2번이나 연기됐다. 부지에서 198마리의 맹꽁이가 서식하는 것이 발견돼 모두 인천대공원의 대체 서식지로 이주시켰는데 공사를 재개하려 하자 또 발견된 것이다. 이외에도 6월 연수구 송도테마파크 예정지와 7월 미추홀구 드림업밸리 사업 예정지에서도 맹꽁이가 발견돼 사업을 멈추게 됐다.

맹꽁이 출현에 따른 공사 지연은 사업자들은 물론 입주 예정자들과 노동자들에게도 큰 부담이다. 공사 지연 등을 따지면 맹꽁이 한 마리를 옮기는 데 1000만원이 든다는 말까지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맹꽁이가 발견되면 회사 손해는 물론이고 수분양자는 입주가 늦어지고, 현장 근로자들은 일터를 잃게 된다"며 "유물 발견보다 맹꽁이가 더 걱정"이라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마철만 되면 보이는 맹꽁이를 보호해야 하냐는 논란이 나온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 생태 전문가에 따르면 "맹꽁이가 발견되기 좋은 매립지, 서해안 저지대는 평지이고, 흙으로 조성돼 사람이 개발하기도 좋다는 특징이 있다"며 "공사장에서 맹꽁이가 자주 발견된다고 느끼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용수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복원정보팀장은 "맹꽁이의 개체수가 많다는 오해를 하고 있지만 모니터링에 따르면 전국 맹꽁이 분포지역은 5년 전에 비해 줄고 있다"며 "재개발에 반대하는 사람은 머리띠를 두르고 시위할 수 있지만 맹꽁이는 그럴 수 없기에 인간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기후/환경

+

'전세계 공해 30% 보호구역' 국제협정...곧 60개국 비준 완료

2030년까지 전세계 공해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자는 국제합의가 60개국 이상의 비준을 거쳐 곧 공표될 것으로 보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

바닷물 산성 농도 '위험선'에 도달...해양생태계 초토화 우려

바닷물의 산성 농도가 한계에 다다랐다. 과학자들은 전세계 바다의 상태가 예상보다도 더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9일(현지시간) 영국 플리머스해양

美 발전부문 온실가스 배출량만 세계 6위...그런데 발전소 규제 철폐?

미국 발전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세계 6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석탄·가스 발전

[날씨] 6월초부터 33℃ '무더위'...전세계가 때이른 폭염

6월초부터 한여름을 방불케하는 30℃가 넘는 무더위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때이름 폭염 현상이다

"2030년까지 기후대응기금과 기후재정 각 20조원씩 확보해야"

새 정부가 기후대응정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가장 먼저 기후재정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기후재정포럼(2020재단·녹색전환연

지렁이도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먹이사슬 깊숙이 침투

지렁이와 달팽이의 몸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바다뿐 아니라 육상 생태계의 먹이사슬도 미세플라스틱에 이미 오염됐다는 것이 드러났다.영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