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신발바닥까지 녹는데...에어컨 못 켜는 이라크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8-08 17:32:54
  • -
  • +
  • 인쇄
50°C 폭염에도 전력난에 이틀째 전기공급 끊겨
▲50도가 넘는 이라크 바그다드 (사진=연합뉴스)

50°C가 넘나드는 폭염이 덮친 이라크에서 전기공급이 중단돼 선풍기도 틀지 못하는 곳이 있다.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와 디카르주, 마이산주는 전력난으로 지난 6일(현지시간)부터 이틀째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이른바 '블랙아웃' 상태가 된 것이다. 이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기온은 50°C까지 올라갔고, 대부분 지역의 기온이 48°C가 넘었다.

전기공급이 중단된 지역에선 냉장고에 넣어둔 식료품이 상했고, 집안 에어컨도 무용지물이 됐다. 부모들이 에어컨이 나오는 자동차에 자녀들을 태우고 몇 시간씩 운전하고 다니고 있다고 외신들은 상황을 전했다.

전력난으로 일반 가정은 물론이고 정부 부처까지 민간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발전의 전기요금은 매우 비싸고, 업체마다 제각각이어서 시민들의 비용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또 발전기는 디젤 연료로 작동되는 탓에 유독성 매연까지 내뿜고 있다.

폭염으로 병원도 마비 상태다. 이라크 현지 병원들은 몰려드는 열사병·호흡 곤란 환자들을 돌보느라 다른 환자를 돌보기도 어려워진 지경이다. 의료진은 공기중 유독성 매연이 이같은 질환을 더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50°C에 달하는 이라크는 이미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지역으로 손꼽히는데 폭염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바그다드 중심지에서 근무하는 교통경찰 팔라 누리(Falah Nouri)는 "폭염으로 신발 바닥마저 녹아버렸다"며 "콘크리트 열기와 매연으로 폭염이 더 괴롭다"고 말했다.

이라크가 석유 수출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겠다며 내세우고 있는 농수산업도 최근 이어진 폭염·가뭄에 비상이 걸렸다. 도심의 건설산업마저 더위 탓에 멈춰버린 상태다.

이에 당국은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공휴일을 연장했다. 이라크 디카르주 주지사는 "기온이 눈에 띄게 높아졌기 때문에 이슬람 종교 축제 무하람이 시작되는 9일까지 공무원의 공휴일을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韓 금융당국 기후정책 亞 '중하위권'…"인니와 필리핀보다 점수 낮아"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권 국가들에 비해 경제규모와 제도적 역량이 월등함에도 금융권의 기후대응 정책 수준은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LG U+, 표준협회 콜센터품질지수 통신업종 2개 부문 1위

LG유플러스가 한국표준협회(KSA)가 주관하는 '2025년 콜센터품질지수(KS-CQI) 조사'에서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IPTV 2개 부문에서 최우수기업으로

셀트리온, 美 일라이 릴리 공장 인수..."인수와 증설에 1.4조원 투자"

셀트리온이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에 소재한 약 4600억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 계약을 체결했

CJ제일제당, 폭염도 견디는 배추 신품종 '그린로즈' 개발

CJ제일제당이 국내 최초로 여름철 폭염에도 잘 자라는 고온적응성 배추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배추는 기후변화로 생산량이 줄고 있는 대

'차량 1대당 탄소 3㎏ 감축'…현대차, 재활용 소재 '타이어 스틸벨트' 개발

현대자동차그룹이 철 스크랩 등 재활용 소재를 80% 이상 사용한 타이어 스틸벨트(Steel belt)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로 제작한 타이어를 장착한

해킹 사고 터진 KT와 롯데카드 "ESG평가 감점요인"

KT와 롯데카드가 해킹 사고로 ESG 평가점수가 하락할 전망이다.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정보보호' 사안에서 심각성이 중대하다고 판단하며 해당

기후/환경

+

정부 "2035 재생에너지 37% 늘려 전력부문 탄소감축 높이겠다"

정부가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최대 37%까지 늘려서 전력생산 부문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68~79%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비

韓 금융당국 기후정책 亞 '중하위권'…"인니와 필리핀보다 점수 낮아"

우리나라가 동남아시아권 국가들에 비해 경제규모와 제도적 역량이 월등함에도 금융권의 기후대응 정책 수준은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날씨] 가을 알리는 '요란한 비'...24일 시간당 20∼30㎜ 폭우

오는 23일 밤부터 남해안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24~25일 많은 비가 오겠다. 이 비가 그치면 가을이 성큼 다가온다.23일 오전 제주에서 내리기 시작한 비가

공기보다 더 빨리 뜨거워지는 강물...'하천폭염' 속도 4배 빠르다

하천의 수온이 상승하는 '하천폭염'(Riverine Heatwaves) 속도가 공기가 데워지는 대기폭염 속도보다 최대 4배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펜셀베니아주

서울시 반지하 침수 막겠다더니...올해도 1072가구 잠겼다

올해도 폭우로 서울시 반지하 주택 1072가구가 물에 잠겼는데도 서울시는 침수대책은커녕 피해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

해빙 붕괴로 가라앉는 미세조류...기후위기 더 악화시킨다

북극의 얼음이 빨리 녹으면서 얼음 속에 살던 미세조류가 예상보다 일찍 가라앉아 바다의 탄소저장 기능이 흔들리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극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