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가격과 에너지 비용 90% 인상에 압박"
지난해부터 급등하는 원자재 가격에 오리온도 끝내 버티지 못하고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린다.
오리온이 이달 15일부터 전체 60개 제품 가운데 파이와 스낵, 비스킷 등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한다고 13일 밝혔다.
오리온의 대표적인 제품인 초코파이는 12.4% 인상되고, 포카칩은 12.3%, 꼬북칩은 11.7%, 예감은 25.0% 인상된다. 오징어땅콩과 다이제, 고래밥, 닥터유 에너지바∙단백질바, 마이구미 등 44개 제품의 가격은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오리온은 올초 제과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을 때도 꿋꿋히 버텼다. 소비자 수요에 맞춰 실시간 생산계획을 수립해 재고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원가절감을 꾀했고, 판매가 저조한 제품은 생산물량을 줄이며 버텨냈다.
그러나 오리온도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오리온은 " 2013년 이후 9년동안 전 품목의 가격을 동결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유지류와 당류, 감자류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이 급등했다"면서 "제품생산시 사용하는 에너지 비용도 90% 이상 오르는 등 원가 압박이 가중돼 이번 인상 조치를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식품업계는 곡물가 인상 등으로 원가에 대한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 올초 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와 공급망에 차질을 빚은 데다, 세계 곡창지대가 기후위기에 따른 가뭄과 폭염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곡물가도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롯데제과를 비롯해 CJ제일제당, SPC, 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 등이 일제히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농심도 라면값을 인상한지 1년만에 또다시 이달 15일부터 신라면 등 라면값을 평균 11.3% 인상한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가격동결을 고수했던 오리온은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털어놓으며 가격인상 대열에 동참한 것이다. 다만 오리온은 원재료 가격이 인하되면 가격을 다시 인하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오리온 관계자는 "향후 원부자재 가격 및 에너지 비용이 하향 안정화될 경우에는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맛있고 품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경영이념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5일부터 국내 대표적인 라면과 파이가 동시에 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그동안 눈치를 보며 가격인상을 결정하지 못했던 다른 식품업계도 줄줄이 가격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가격인상 도미노는 식료품에 그치지 않고 전량 수입곡물에 의존하는 사료시장까지 영향을 미쳐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육류가격 인상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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