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못버티겠다"...오리온 9년만에 가격인상 결정

차민주 기자 / 기사승인 : 2022-09-13 11:19:10
  • -
  • +
  • 인쇄
초코파이·꼬북칩 등 16개제품 15일부터 인상
"원재료 가격과 에너지 비용 90% 인상에 압박"
▲오리온 본사 (사진=연합뉴스)


지난해부터 급등하는 원자재 가격에 오리온도 끝내 버티지 못하고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린다.

오리온이 이달 15일부터 전체 60개 제품 가운데 파이와 스낵, 비스킷 등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인상한다고 13일 밝혔다.

오리온의 대표적인 제품인 초코파이는 12.4% 인상되고, 포카칩은 12.3%, 꼬북칩은 11.7%, 예감은 25.0% 인상된다. 오징어땅콩과 다이제, 고래밥, 닥터유 에너지바∙단백질바, 마이구미 등 44개 제품의 가격은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

오리온은 올초 제과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을 때도 꿋꿋히 버텼다. 소비자 수요에 맞춰 실시간 생산계획을 수립해 재고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원가절감을 꾀했고, 판매가 저조한 제품은 생산물량을 줄이며 버텨냈다. 

그러나 오리온도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오리온은 " 2013년 이후 9년동안 전 품목의 가격을 동결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유지류와 당류, 감자류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이 급등했다"면서 "제품생산시 사용하는 에너지 비용도 90% 이상 오르는 등 원가 압박이 가중돼 이번 인상 조치를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식품업계는 곡물가 인상 등으로 원가에 대한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 올초 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와 공급망에 차질을 빚은 데다, 세계 곡창지대가 기후위기에 따른 가뭄과 폭염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곡물가도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롯데제과를 비롯해 CJ제일제당, SPC, 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 등이 일제히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농심도 라면값을 인상한지 1년만에 또다시 이달 15일부터 신라면 등 라면값을 평균 11.3% 인상한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가격동결을 고수했던 오리온은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털어놓으며 가격인상 대열에 동참한 것이다. 다만 오리온은 원재료 가격이 인하되면 가격을 다시 인하하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오리온 관계자는 "향후 원부자재 가격 및 에너지 비용이 하향 안정화될 경우에는 제품의 양을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맛있고 품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경영이념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5일부터 국내 대표적인 라면과 파이가 동시에 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그동안 눈치를 보며 가격인상을 결정하지 못했던 다른 식품업계도 줄줄이 가격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가격인상 도미노는 식료품에 그치지 않고 전량 수입곡물에 의존하는 사료시장까지 영향을 미쳐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육류가격 인상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기후/환경

+

주거지·학교 인근서 유해가스 '뿜뿜'...불법배출 업체 10곳 적발

주거지와 학교 인근에서 유해가스를 불법 배출한 업체들이 적발됐다.경기도는 지난 6월 25일부터 7월 8일까지 도장·인쇄업체 210개를 대상으로 유

올 7월 한반도 평균기온 27.1℃...'역대 두번째로 더웠다'

우리나라의 올 7월은 2018년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더웠다.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7월 전국 평균기온은 27.1℃로 나타났다. '20세기 최악의 더위'가 나타난

[날씨] '폭염과 폭우' 급변하는 날씨...6일 120㎜ 폭우 예보

5일 낮기온이 36℃까지 치솟는 폭염이었다가 수요일인 6일은 최대 120㎜의 폭우가 퍼붓는 종잡을 수 없는 날씨를 보이겠다.고온다습한 남풍의 유입으로

600년간 조용하던 러 캄차카 화산 분화…7.0 강진의 영향?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7.0 강진이 발생한 직후 600년동안 잠들어 있던 화산이 분화했다. 4일(현지시간) 새벽, 캄차카 크라셰닌니코프화산에

英 바클레이스도 '넷제로 연합' 탈퇴…글로벌 은행연합 '와해 가속'

영국계 대형은행 바클레이스가 1일(현지시간) '넷제로은행연합(Net-Zero Banking Alliance, NZBA)'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HSBC에 이어 영국 은행 중 두 번

따뜻해진 바닷물...해수욕장마다 독성 해파리 '득실득실'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연안 바다마다 해파리가 득실거리고 있다. 이 때문에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의 피해가 끊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