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탄소의 75% 저장…지하 생태계 보전해야"

전찬우 기자 / 기사승인 : 2022-12-13 13:33:43
  • -
  • +
  • 인쇄
지상과 달리 핵심 지역의 70% 미보호 상태
전문가 "생물다양성 범위 확장 인식 전환을"

지상 생태계를 향한 관심만큼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 생태계의 보전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는 토비 키어스(Toby Kiers) 진화생물학자와 마크 터섹(Mark Tercek) 전 네이처 컨저번시(The Nature Conservancy) CEO가 지하 생태계 보전의 필요성을 연구하는 내용을 보도했다. 생물다양성 보호 측면에서 지상과 달리 지하 서식지는 대부분 미보호 상태로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전세계적으로 매일 약 축구장 1000개 크기의 땅이 고속도로, 주차장, 기타 건설 목적으로 포장된다. 그에 따라 지하 생태계 또한 연일 파괴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인간 활동이 토양의 탄소포집 능력을 봉인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현재 지구의 식물과 토양은 지구 탄소의 75%가량을 저장하고 있다. 이러한 종류의 탄소를 '그린카본'(Green Carbon)이라고 한다.

토양의 탄소 저장이 가능한 이유는 곰팡이 등의 지하 생물과 식물 뿌리 사이에 교환 메커니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곰팡이는 인과 질소를 식물에게 공급하고 식물은 균에게 당분과 지방을 제공한다. 이 때 식물 뿌리에서 배출되는 당분의 출처는 바로 식물이 외부에서 흡수한 탄소다.

지하의 교환 메커니즘은 매년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토양에 가두는 효과를 낳는다. 이렇듯 생태계를 통해 대기 중 탄소를 줄이는 방법을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이라고 부른다.

자연기반해법은 활용도가 높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한 168개국 중 우리나라를 비롯한 131개 국가는 이를 주된 기후위기 대응수단으로 꼽기도 했다.

12월 유엔 생물다양성 협약(CBU) 당사국은 2030년까지 모든 육지와 해양의 30%를 보호하기 위한 새 목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엔은 현재 유엔의 환경보존 계획이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서식지들을 이미 보호하고 있다고 전제한다.

연구진은 유엔의 안일한 인식을 비판했다. 지상과 지하의 생물다양성 '핵심 지역'은 같은 장소에 있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네이처(Nature)가 발표한 최근 추정에 따르면 툰드라, 아한대 삼림, 건조지 등을 포함한 지하 생물다양성 핵심 지역의 70%가 현 유엔의 환경보존 계획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지하 생태계를 보호하고 지하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물, 포유류, 파충류 등 그간 우리가 소중히 여겨온 생물다양성의 범위를 확장하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구 전역의 지하 생태계 핵심 지역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지하 네트워크 보호 협회(SPUN), 글로벌펀지(GlobalFungi), 펀지 파운데이션(Fungi Foundation)등의 단체가 지하 생태계 핵심 지역을 분석하고 지하의 탄소 및 영양소 흐름을 시각화·정량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