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생물다양성 범위 확장 인식 전환을"
지상 생태계를 향한 관심만큼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 생태계의 보전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는 토비 키어스(Toby Kiers) 진화생물학자와 마크 터섹(Mark Tercek) 전 네이처 컨저번시(The Nature Conservancy) CEO가 지하 생태계 보전의 필요성을 연구하는 내용을 보도했다. 생물다양성 보호 측면에서 지상과 달리 지하 서식지는 대부분 미보호 상태로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전세계적으로 매일 약 축구장 1000개 크기의 땅이 고속도로, 주차장, 기타 건설 목적으로 포장된다. 그에 따라 지하 생태계 또한 연일 파괴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인간 활동이 토양의 탄소포집 능력을 봉인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현재 지구의 식물과 토양은 지구 탄소의 75%가량을 저장하고 있다. 이러한 종류의 탄소를 '그린카본'(Green Carbon)이라고 한다.
토양의 탄소 저장이 가능한 이유는 곰팡이 등의 지하 생물과 식물 뿌리 사이에 교환 메커니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곰팡이는 인과 질소를 식물에게 공급하고 식물은 균에게 당분과 지방을 제공한다. 이 때 식물 뿌리에서 배출되는 당분의 출처는 바로 식물이 외부에서 흡수한 탄소다.
지하의 교환 메커니즘은 매년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토양에 가두는 효과를 낳는다. 이렇듯 생태계를 통해 대기 중 탄소를 줄이는 방법을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이라고 부른다.
자연기반해법은 활용도가 높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한 168개국 중 우리나라를 비롯한 131개 국가는 이를 주된 기후위기 대응수단으로 꼽기도 했다.
12월 유엔 생물다양성 협약(CBU) 당사국은 2030년까지 모든 육지와 해양의 30%를 보호하기 위한 새 목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엔은 현재 유엔의 환경보존 계획이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서식지들을 이미 보호하고 있다고 전제한다.
연구진은 유엔의 안일한 인식을 비판했다. 지상과 지하의 생물다양성 '핵심 지역'은 같은 장소에 있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네이처(Nature)가 발표한 최근 추정에 따르면 툰드라, 아한대 삼림, 건조지 등을 포함한 지하 생물다양성 핵심 지역의 70%가 현 유엔의 환경보존 계획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지하 생태계를 보호하고 지하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물, 포유류, 파충류 등 그간 우리가 소중히 여겨온 생물다양성의 범위를 확장하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구 전역의 지하 생태계 핵심 지역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지하 네트워크 보호 협회(SPUN), 글로벌펀지(GlobalFungi), 펀지 파운데이션(Fungi Foundation)등의 단체가 지하 생태계 핵심 지역을 분석하고 지하의 탄소 및 영양소 흐름을 시각화·정량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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