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냐' 일시 냉각 끝나면서 기온 오름세 본격화
'기묘년'인 2023년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2℃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측돼 내년에도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할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 국립기상청(메트오피스)은 2023년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대비 1.08~1.32℃ 높을 것이라는 예측치를 내놓았다. 중간값은 1.2℃로 올해 2022년 1~10월 사이 실측된 상승폭인 1.16℃를 웃돌아 내년이 올해보다 더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메트오피스에 따르면 지난 8년은 1850년 이래 관측기록 사상 가장 더웠다. 메트오피스의 이번 예측치가 맞아 떨어진다면 지구는 10년 연속으로 산업화 대비 1℃ 이상 높은 기온을 기록하게 된다.
문제는 지난 3년간 '라니냐' 현상으로 주춤했던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2023년부터 본격적인 오름세를 재차 맞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라니냐'는 동태평양의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 이상 낮아지는 이상 현상으로 지구 평균기온을 일시적으로 낮추게 된다. 메트오피스 소속 닉 던스톤(Nick Dunstone) 박사는 "라니냐는 전세계 평균 기온에 일시적인 냉각 효과를 주지만, 메트오피스 기후모델 분석 결과 3년간 지속되던 라니냐 현상이 오는 2023년 해제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메트오피스 장기예보 부서 책임자인 애덤 스케이프(Adam Scaife) 교수는 "관측기록사상 가장 더웠던 2016년 당시와 같은 '엘니뇨'(적도 열대태평양지역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로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으로 라니냐와 반대되는 개념) 현상은 감지되지 않아 2023년이 기록을 경신할 지는 미지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해서 빠르게 늘고 있어 주목할만한 역대급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항공우주국(NASA) 소속 기후학자 케빈 슈미트(Kevin Schmidt)는 "엘니뇨와 같은 자연현상으로 인한 변화는 10%에 불과하고, 지구 온도 상승의 80~90%는 인간이 만들어낸 '장기적인 경향'에 따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 상승폭 1.5℃ 부근을 인류 생존의 마지노선으로 그어놓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구 평균기온이 1.5°C 상승하면 전세계 79억명 가운데 33억명의 목숨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당장 2022년만 놓고 보더라도 영국은 올여름 사상 최고로 더운 40.3℃를 기록하는 등 유럽 전역이 폭염에 휩싸였고, 파키스탄은 여름이 시작하기도 전 50℃가 넘는 '살인폭염'이 맹위를 떨쳤다.
국내 역시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 상승과 가뭄, 집중호우 등의 기후재앙이 갈수록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국내 기온이 1.1~1.2℃ 오르면 2040년 국내 쌀 수확량이 27만4880톤 감소한다. 이는 국민 전체 한달 쌀 소비량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해수면 역시 지난 33년 사이 약 10cm가량 높아졌다. 1989~2021년 우리나라 해수면은 해마다 3.01mm씩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2010년 들어 해당 추세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회성 IPCC 위원장은 "아시아에 홍수로 인한 도시기반시설 피해가 증가하고 있고, 그 원인은 극한기온발생과 강수변동성 증가"라며 "기후변화를 막지 못한다면 피해는 한국으로까지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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