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개발로 자금부족까지 겹쳐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가 국내 중소게임업계를 강타하면서 새해부터 인력감축 '칼바람'이 불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게임 개발사 '원더피플'은 지난 4일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원더피플은 PC 온라인 3인칭 하이퍼 슈팅 생존게임 '슈퍼피플' 개발사로 원더홀딩스 자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넥슨'과 신규 게임개발부터 운영, 비즈니스 모델 구축까지 협력한 이력이 있다.
그런데 최근 원더홀딩스는 폐업을 고려할 정도로 재무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여파가 원더피플에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원더피플 관계자는 "2월까지 희망퇴직을 받을 예정이고 구조조정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원더피플 매각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력 구조조정은 비단 원더피플에만 닥친 상황이 아니다. 다른 중소게임업체들도 이미 지난해부터 인력감축에 들어간 상태다.
엔씨소프트 개발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최소 인력을 제외한 희망퇴직 형태의 인력감축을 시행 중이다. 엔트리브는 현재 '프로야구 H3', '트릭스터M' 등을 개발 및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그랑사가'로 이목을 끌었던 '엔픽셀'도 구조조정 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엔픽셀은 '그랑사가'를 출시한 2021년에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까지 유치하며 최단기간 유니콘 기업에 오르기도 했지만 장기간 신작 및 게임 포트폴리오 부재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중소게임업계에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 원인은 핵심인력 유출과 흥행작 부재로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게임산업을 포함한 IT업계 전체가 활기를 띠면서 인력 쟁탈전이 벌어졌고, 개발자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견·중소게임사들은 임금인상이 어려워 핵심인력 이탈을 막지 못했다.
대기업으로의 인력유출이 심화되자 기존 게임개발 및 사업확장도 더뎌졌다. 중견·중소 게임업체들은 대형게임사보다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이 부족하다보니 개발기간이 오래 걸리면 버티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상황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 신작 출시는 지연되고 자금부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임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근로자 이탈이 더욱 심화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도 내세운 프로젝트들을 조정하는 상황"이라며 "중소개발사들은 확실한 흥행작이 없으면 업계에 불어온 한파를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동안 추가적인 구조조정 등 인력 효율화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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