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58명의 희생자를 낸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책임 규명에 나선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13일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활동을 마무리했다.
특수본은 1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3D 시뮬레이션 감정과 김영환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센터장, 박준영 국립금오공대 교수 등 전문가 자문을 종합한 사고 원인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특수본이 이날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참사 당일인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께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서 밀집된 시민들이 갑자기 빠른 속도로 해밀톤호텔 옆 T자형 골목으로 쏠렸다. 특수본은 이로 인해 해당 골목의 A주점 앞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넘어졌다고 설명했다.
사고 발생 골목 폐쇄회로TV(CCTV)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해당 골목의 군중 밀도는 오후 10시15분께 평방미터(㎡)당 7.72~8.39명에서 5분 뒤 ㎡당 8.06~9.40명으로 증가했다.
참사 당시 사고가 발생한 지역에는 '군중 유체화' 현상이 발생할 만큼 인파가 과도하게 밀집했다. 군중 유체화 현상이란 사람들이 과도하게 밀착하면서 각각 독립적인 입자가 아닌 유체와 같은 운동 상태를 띄는 것으로 이태원 참사 발생 원인으로 꼽힌다.
군중 유체화는 오후 9시께부터 밀려드는 인파로 인해 발생했고 사고 발생 직전인 오후 10시 13분께는 T자형 골목으로 인파가 떠밀려오는 바람에 더 뚜렷해졌다.
오후 10시15분 처음으로 인파가 넘어진 이후 약 15초 간 뒤편에서 따라오던 사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넘어지는 상황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이 10분간 지속되면서 10m에 걸쳐 수백 명이 겹겹이 쌓이고 끼이는 압사가 발생했다.
특수본은 참사 당시 피해자들이 평균 224~560㎏의 압력을 받았을 것이라 분석했다. 이로 인해 158명이 사망하고 196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수본은 많은 인파가 몰리게 된 이유로 지역적·장소적·시기적 요인을 꼽았다.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인 이태원은 핼러윈 데이 때마다 많은 사람이 몰렸고 특히 해밀톤호텔 옆 골목은 T자형 내리막 경사라 위에서 인파가 쏠리기 쉬운 구조로 돼있다. 게다가 이태원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있어 지하철로 오가는 인파가 꾸준히 유입되는 곳이다.
또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며 실외 마스크 착용, 일정 인원 이상 집합 금지, 식당 영업시간 제한 등 여러 방역 조치가 해제된 것도 인파가 몰린 원인으로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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