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극에 색 변하는 초미세 3D프린팅 기술적용
국내 연구진이 전기자극을 받으면 색이 변하는 증강현실(AR)용 콘텍트렌즈를 개발했다. 이 렌즈는 AR 내비게이션 등 실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 연구팀과 한국전기연구원(KERI) 스마트 3차원(3D) 프린팅센터 설승권 박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초미세 3차원(3D) 프린팅으로 AR 스마트 콘텍트렌즈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렌즈는 일반 렌즈처럼 눈에 착장할 수 있고, 전기적 자극을 받으면 색이 변한다.
증강현실(AR)은 실제로 존재하는 환경에 가상의 환경을 합쳐져 사용자의 시야에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기술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최근 애플 글라스(Apple glass),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Hololens) 등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착용에 거추장스럽거나 가격이 매우 비싸고 실생활에서 널리 사용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 AR기기의 소형화 및 범용성 향상을 위해 콘택트렌즈 표면에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LED 불빛을 키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아직까지 AR을 구현할 수준의 연구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내비게이션 기능을 가진 AR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구현하기 위해 '메니스커스 기반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했다. 또 특수제작된 '프러시안 블루 기반 프린팅 잉크'와 마이크로 프린팅을 통한 '저전력 전기변색 디스플레이' 그리고 실시간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했다.
'프러시안 블루' 소재는 낮은 전력으로 구동이 가능한 전기변색 디스플레이가 적합하다. 하지만 기존에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프러시안 블루 소재는 전기도금 공정을 사용해야만 전기변색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그러다보니 글자나 숫자, 이미지 등 다양한 정보를 표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제작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메니스커스 기반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전기도금 없이도 용매의 자연 증발을 유도해 프러시안 블루 결정체를 형성했고, 노즐 이동을 통해 연속적으로 원하는 형상의 마이크로 패턴을 프린팅할 수 있었다.
메니스커스는 물방울 등이 모세관 속에서 표면장력으로 인해 외벽에 오목한 곡면이 형성되는 현상이다. 노즐과 기판 사이에 형성된 메니스커스는 안에서 용매가 증발하며 결정화된다. 기존 전기도금 방식을 사용하면 전압을 인가하기 위해서 기판이 반드시 전도체여야 한다. 하지만 메니스커스 현상을 활용하면 용매의 자연증발로 결정화가 진행돼 기판의 제약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의 마이크로 패턴 기술은 평면뿐만 아니라 곡면에도 패턴 형성이 가능하다. 또한 AR용 스마트 콘택트렌즈 디스플레이에 적용될 수 있는 수준(7.2 마이크로미터)으로 아주 미세하며 색상도 연속적이고 균일하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에 불편하고 값비쌌던 AR 스마트 고글이나 안경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AR 내비게이션이다. 일반렌즈처럼 착용하면 사람의 눈앞에 내비게이션이 펼쳐져 실시간으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외 VR 분야는 물론, 프러시안 블루의 마이크로 패터닝이 필요한 배터리나 바이오센서 관련 기업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임두 기계공학과 교수는 "이번 성과가 AR 분야는 물론, 프러시안 블루의 마이크로 패터닝이 필요한 배터리 및 바이오센서 관련 기업들의 많은 관심을 받을 것"이라며 "앞으로 관련 수요 업체를 발굴해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1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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