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여론 떠보기?…'버스요금 거리비례제' 없던 일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2-08 16:56:48
  • -
  • +
  • 인쇄
"돌고 도는 버스에 추가요금?" 거센 반발
서울시 "경기도민 부담 고려해 추진 중단"
▲서울시 거리비례 운임제 도입 추진 취소(사진=연합뉴스)

8일 서울시가 버스 탑승거리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거리비례 운임제' 도입을 추진하려다 시민들의 강력한 반발에 결국 도입 취소를 결정했다.

앞서 지난 6일 서울시는 균일요금제를 적용하고 있는 시내버스에 거리비례제를 도입하고자 시의회에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조정 계획안에 대한 의견청취안'을 제출한 바 있다. 서울시는 현재 지하철은 탑승거리에 따라 요금을 더 내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버스는 기본요금만 내도록 하고 있다.


만약 거리비례제가 도입되면 간·지선버스는 탑승거리가 10㎞~30㎞이면 5㎞마다 150원씩 추가되고, 30㎞를 넘으면 또 150원이 더 추가된다. 광역버스·심야버스도 비슷한 방식으로 탑승거리에 따라 요금이 부과된다. 다만 마을버스는 균일요금제를 유지한다.

문제는 서울시에서 버스 기본요금을 300~400원 올릴 예정인데, 여기에 거리비례제까지 도입하면 버스요금 인상률이 대폭 커진다는 것이다. 만약 서울 시내버스를 타고 15㎞ 떨어진 곳으로 간다면 현재는 교통카드를 사용했을 경우 1200원만 내면 되지만 기본요금 인상과 거리비례제가 도입됐을 때 1650~1750원으로 37.5~45.8% 인상되고, 만약 탑승거리가 21㎞이면 1800~1900원으로 무려 50~58% 인상되는 셈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과 경기도에 사는 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개인 소셜서비스(SNS)에 "직행도 아니고 돌고 도는 버스에 거리비례 추가요금이 왠 말" "전기·가스비에 택시비, 지하철이랑 버스 기본요금도 올리면서 또 올리냐" "내는 세금은 늘어만 가는데 공공요금마저 늘어난다" 등 비난이 빗발쳤다.

서울로 출근하는 경기도민 정모씨는 "지난달 가스비 폭탄을 맞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피할 수 없는 교통비를 이렇게 올리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며 "상류층 세금을 줄여준 만큼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더 꺼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앞서 경기도는 버스요금 동결을 선언하면서 서울시의 버스 거리비례제 도입 추진에 대해 반대하고 나섰다. 최근 치솟는 물가인상을 고려해 도내 버스요금을 동결하는 마당에 서울시의 거리비례제로 사실상 요금이 인상되는 것은 민생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7일 도정 연설에서 "전방위적인 물가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버스요금마저 오른다면 도민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경기도는 '버스요금 동결'을 시작으로 대중교통체계를 개선하는 중장기 대책을 빈틈없이 준비해 도민들의 시름을 덜어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반대 의견들이 이어지자 결국 서울시는 이날 시내버스 거리비례제 도입 추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의견청취 과정에서 현재 지속된 고물가로 서민 경제 부담이 있었다"며 "특히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천시민과 경기도민의 부담을 고려해 거리비례제 도입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관련기사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국립심포니, 폐자원으로 업사이클링..."4년간 나무 5007그루 식재 효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지난 2022년부터 폐현수막, 폐악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업사이클링 굿즈로 제작하면서 약 30톤의 탄소를 감축하고 278만리터

폐자원 수거하고 환경교육까지...기업들, 환경의 날 맞아 다양한 활동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기업들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다양한 활동들을 펼쳤다.4일 LG전자는 13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

[최남수의 ESG풍향계] 이재명 정부의 ESG정책 방향은?

굳이 이념적 경향성을 따지자면 ESG는 진보 이슈에 더 가깝다. 환경보호와 사람존중 등이 핵심 주제여서 그렇다. 실제로 각 정파가 ESG에 접근하는 움직

SK AX, 카테나X OSP 자격 획득...유럽 ESG 핵심 파트너 등극

SK AX(옛 SK C&C)가 4일 유럽 최대 자동차 공급망 ESG 데이터 네트워크 '카테나X(Catena-X)' 운영사인 '코피니티X(Cofinity-X)'로부터 온보딩 서비스 사업자(On-boa

현대홈쇼핑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아파트 2000곳으로 확대

현대홈쇼핑이 폐가전을 수거하고 재활용하는 '전자폐기물 자원순환 캠페인' 규모를 아파트 단지 총 2000곳으로 확대한다.현대홈쇼핑은 지속가능한 환

기후/환경

+

작년 동남아 바다 덮친 '해양 열파'...호주 면적의 5배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일대에서 발생한 해양 열파의 면적이 호주 국토의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5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19개국 대표단과 시민 1만여명 참여"...2025 환경의 날, 제주서 마무리

2025 세계 환경의 날 공식 기념행사가 5일 제주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환경부가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llution)'

'환경의 날' 맞은 환경단체들 새 정부에 '환경 정책' 이행 촉구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환경단체들이 새 정부를 향해 기후 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환경 정책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서울

"기후위기 시계를 멈추자" 청년단체, 새 정부 기후대응 촉구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청년단체들이 국회 '기후위기 시계' 앞에서 이재명 정부와 국회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기후변화청년

비가 안와서 가뭄?...더워진 대기가 수분 빼앗아 가뭄 늘었다

더워진 대기가 공기중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전세계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4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 수문기후학자

전세계 하천 통해 수만년전 탄소가 대기로 방출

전세계 하천을 통해 고대에 존재하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기존 탄소 순환 모델과 기후목표 설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