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지 물 공급 안되면서 5.5만가구 단수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전라남도 광주에서 아까운 수돗물이 도로 흘러넘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3시부터 남구 행당동에 있는 덕남정수장에서 정수한 물을 배수지로 보내는 공급 밸브가 열리지 않으면서 각 가정으로 흘러가야 할 수돗물이 도로 위로 쏟아졌다.
정수장 밸브 이상으로 수돗물은 배수지에 공급되지 못했고, 이로 인해 광주 서구와 남구, 광산구 지역의 5만5000여 가구(약 20만명)는 이날 오후 1시부터 단수 조치됐다. 정수장에서 배수지로 흘러가지 못한 수만톤의 수돗물은 이날 오전 9시쯤 주변 도로로 폭포수처럼 흘러넘쳐 그 일대는 모두 물에 잠겼다.
주말에 갑작스레 수돗물 공급이 끊긴 자영업자들은 식당 영업을 중단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어야 했다. 대형 물탱크가 있는 아파트 단지 등은 이미 저장된 물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단독주택 등은 수도꼭지에서 흙탕물이 나와 아예 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광주는 현재 유례없는 가뭄을 겪고 있는 터라,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광주의 가뭄일수는 무려 281일에 달했다. 식수원인 동복댐의 저수율은 23.8%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가득이나 마실 물도 부족한데 3만7000톤의 식수를 그대로 도로로 흘려보냈기 때문이다.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원인은 30년이 넘은 노후화된 시설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수장에서 배수로로 통하는 밸브는 전자동인데 통신장치가 문제가 생기면서 밸브가 닫혔다는 게 상수도사업본부의 설명이다. 통신장치를 복구한 이후에 밸브를 수동으로 열어보려고 했지만 작동되지 않으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
닫혔던 밸브는 용접으로 절단한 후 봉합하는 방식으로 임시조치되면서 13일 현재 광주 수돗물 공급은 정상화 된 상태다. 이번 사태로 광주는 도로 흘려보낸 3만7000톤의 물과 송배수관 이물질 제거작업에 쓴 2만톤까지 총 5만7000톤을 물을 허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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