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이나 친구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밸런타인데이에 '소를 껴안자'는 이색 제안이 등장해 화제다.
12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 법정 자문기관인 인도 동물복지위원회는 오는 14일 밸런타인데이 대신 '소 껴안기의 날'(Cow Hug Day)로 삼을 것을 지난 8일 제안했다.
밸런타인데이는 연인이나 친구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그리스도교의 성인 발렌티누스를 기리는 축일로도 알려져 있다.
위원회는 "소를 안으면 감정이 풍부해지고 행복이 증진될 것"이라며 "현란한 서구 문명으로 전통문화가 소멸할 위기다. 소는 인도 문화와 농촌 경제의 중추"라고 제안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이색 제안은 온라인상에서 일종의 '밈'(Meme)으로 활용되며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 밈이란 온라인 상의 각종 유행을 뜻한다.
실제로 트위터·틱톡 등 각종 소셜서비스(SNS)에는 소를 껴안으려다 소에게 공격받거나 도망치는 현지 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나 소의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매체 역시 이 같은 정부 계획을 풍자하는 만화를 게재하며 '소 껴안기의 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매체 알트뉴스의 공동 창립자 모함메드 주바이르는 SNS에 "소 껴안기의 날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가짜 뉴스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치 분석가 닐란잔 무코파디아니 역시 해당 제안은 "미친 생각"이라며 "정부가 정치·종교 단체가 하던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도가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인도에서는 소를 특별대우하는 모습이 흔하다. 2014년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나 모디 정부 출범 이후 이러한 문화가 사회 전반에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소를 운반하거나 가공하는 이를 강경 힌두교도가 공격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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