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26층짜리 고층 빌딩이 통째로 양돈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화제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중국 후베이성 어저우시에 위치한 대형 빌딩 두 개 동으로 구성된 단일 면적 기준 세계 최대 규모 양돈장에 대해 보도했다.
기자는 양돈장을 보고 "마치 아이폰 생산라인에 요구되는 정밀도를 갖춘 돼지들을 위한 폭스콘 공장(아이폰 생산 공장)과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8월 중국 민간기업 종신카이웨이가 완공한 이 건축물은 전체 면적은 40만평방미터(㎡)에 이르고 두 개 동으로 나눠진 건물엔 자동 급식기·소독 시스템에다 오물을 청정 에너지로 전환하는 폐기물 처리 시스템 등이 갖춰져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양돈장은 각 층별로 돼지가 태어났을 때부터 성장과정 전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눠 사육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그리고 이 과정을 미국항공우주국(NASA)와 같은 관제 센터에서 기술자가 고화질 카메라로 관리한다.
지난해 10월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간 이 양돈장은 두 개 동 모두 가동시 연간 120만 마리의 돼지를 키울 수 있고, 10만톤 이상의 돼지고기 생산이 가능하다.
이처럼 효율성을 극대화한 대규모의 양돈 시설을 짓게된 배경에는 중국 특유의 돼지고기 사랑과 낮은 축산기술,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식량 안보 필요성, 그리고 가상화폐처럼 변동성이 큰 돼지고기 가격이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지만 지난 2018년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유행하며 양돈산업이 황폐화 됐다. 이 때문에 돼지고기 가격은 이전에 비해 3배가량 폭등했다.
이에 중국 내각인 국무원이 정부 부처가 대규모 양돈장에 대한 재정 지원을 포함하여 돼지고기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법령을 발표했을 정도로 양돈산업에 공을 들였다. 2019년까지 금지됐었던 돼지 사육용 건물 건축 규제도 풀었다. 덕분에 현재 돼지고기 가격은 최고점 대비 60%가량 하락했다.
한 투자자는 "(이같은 형태의) 양돈장은 전통적인 돼지 사육장보다 토지 면적이 덜 필요하고 에너지와 자원도 절약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동물권에 대한 우려와 안전 문제 등을 제기하고 있다. 유럽 등에서도 빌딩 형식의 돼지 사육장이 존재하지만 대규모 시설은 시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지어지지 못했다.
전문가들도 규모가 크고 첨단 시스템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좁은 공간에서 집중적으로 돼지를 밀집사육하는 환경은 돼지들의 질병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NYT는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 애그리트렌즈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단일 시설에서 너무 많은 돼지를 함께 사육하면 오염 방지가 더 어려워진다"면서 "미국의 대규모 돼지고기 생산자들은 질병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농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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