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는 '전기먹는 하마'...개발 열풍에 탄소배출 폭증 우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3-10 18:09:17
  • -
  • +
  • 인쇄

'챗GPT' 열풍으로 전세계 인공지능(AI)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탄소배출도 덩달아 폭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챗GPT의 성공과 함께 여러 기업들도 독자적인 AI 챗봇 또는 대규모 AI 모델을 이용한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전력사용과 탄소배출량이 급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AI 경쟁을 선도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모두 수천 개의 반도체를 가진 서버에 의존하는 거대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AI는 다른 형태의 컴퓨터 활용보다 많은 양의 전기를 사용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나의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미국 100가구가 1년동안 사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

2021년 발표된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챗GPT의 핵심기술인 거대언어모델(LLM) GPT-3가 학습하는데 미국 120개 가구의 1년 전기사용량인 1287메가와트시(MWh)가 소요됐다. 이 과정에서 502톤(t)의 탄소가 배출됐는데 이는 미국 110개 가구의 1년 배출량과 맞먹는다.

연구자들은 또 AI 모델이 학습할 때보다 이를 사용할 때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AI 모델의 경우 학습에 들어간 전력량이 이후 그 모델의 실제 사용시 소요되는 전력량의 40% 정도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AI 모델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고 최신화된 정보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재훈련도 필수적이어서 AI 모델의 전력사용량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GPT-3 이전 버전이 사용한 변수는 약 15억개였지만, GPT-3는 약 1750억개의 변수를 사용한다. 나아가 오픈AI의 차세대 LLM인 GPT-4는 무려 100조개 수준의 변수를 사용한다는 설도 있어 전력 소비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2021년 구글 자체 조사에 따르면 구글의 전체 전력사용량 18.3테라와트시(TWh) 가운데 2.3TWh가 AI에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총 전력소비량의 10~15%가 AI에 쓰인 것으로 애틀랜타시 전체 가구의 연간 전력소비량과 맞먹는다.

한편 MS와 구글, 아마존은 모두 탄소중립이나 탄소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탄소 네거티브'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구글은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203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MS도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 목표 달성을 위해 친환경 에너지 구매를 늘리고 있으며, AI의 효율성 개선과 에너지 사용량·탄소 배출량 측정 기술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AI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음에도 AI가 사용한 전기의 생산 방법과 정확한 전력사용량, 이로 인한 탄소배출량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조사된 바 없다. 하나의 AI 모델 구축에 따른 탄소배출량 연구조사나 일부 회사가 내놓은 전기 사용량 자료는 있어도 AI 산업 전체의 전기 사용량에 대한 포괄적인 자료조차도 없는 상태다.

연구자들은 전력사용량과 탄소배출량에 대한 자료가 투명히 공개돼야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AI 모델이 감당 가능한 수준의 전력사용과 탄소배출을 할 지 정부나 기업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MS 거대 AI 모델의 탄소발자국 측정에 참여했던 로이 슈워츠 예루살렘 소재 히브루 대학교수는 "이들 기업이 사용하는 모델과 탄소 배출량 공개에 긍정적이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기후/환경

+

산불 휩쓴 산청...600㎜ 넘는 물폭탄에 곳곳 산사태

올봄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경남 산청군에 이번에 6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산불로 회복되지 못한 산림이 폭우에 깎여 곳곳에 산사태가 발

농경지 1만3000ha 침수 피해…'극한호우'에 밥상물가도 '비상'

한달치 비가 하루에 쏟아지는 '극한호우'로 전국의 농경지 1만3000헥타르(ha)가 침수되면서 농산물 가격폭등이 예상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브라질 의회 '환경허가 완화법' 의결..."환경규제 사실상 붕괴"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는 브라질에서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환경허가 완화법'이 의회를 통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

경기도민 절반 '장마철 피해대처 방법' 모른다...소득별 정보격차 커

경기도민의 절반은 장마철 피해를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저소득층의 재해대응 인지도는 고소득층보다 25.

美 재생에너지 심사는 '깐깐하게' 석탄재 정화규제는 '느슨하게'

미국 정부가 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는 강화하면서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석탄재의 정화 시한은 늦추기로 하는 등 재

역대급 '극한호우'...왜 충청과 남부에 비구름대 몰리나?

지난 16일부터 충청권과 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인명피해까지 낸 폭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심화된 '대기의 강'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18일 기상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