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해도 매년 1억톤씩 쌓이는 플라스틱..."재사용에 초점 맞춰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5-22 11:09:16
  • -
  • +
  • 인쇄
국제플라스틱협약 '생산규제'가 핵심
134개 시민단체 "로비 막아달라" 서한


플라스틱 재활용이 아닌 '재사용'에 초점을 맞출 것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전세계 134개 시민단체와 41명의 과학자들은 구속력 있는 국제플라스틱 조약의 성사를 막기 위한 석유화학기업들의 시도를 저지해달라는 내용을 담아 국제연합(UN)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오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국제플라스틱협약 2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2)를 앞두고 송부된 이번 서한에는 유엔평화대사이자 저명한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이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22년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전세계적인 플라스틱 오염을 막기 위한 국제플라스틱협약을 만들기로 결의했다. 구체적인 협약내용은 5차례 진행되는 정부간 협상위원회(INC)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물밑에서 석유화학기업들이 위원회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생산규제에 관련된 조항을 반대하도록 전방위 로비에 나서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0월 전미화학협회(ACC)가 기업간 연합체를 결성해 플라스틱 생산규제 관련 논의를 주요 논의사항으로부터 배제시키려는 시도가 드러나기도 했다.

플라스틱은 생애주기 전반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원료의 99% 석유와 가스인 플라스틱은 채굴과 생산, 유통, 폐기에 이르기까지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산업계가 지금처럼 플라스틱을 생산하게 된다면 앞으로 10~15년 플라스틱 생산량은 지금의 2배, 2050년이면 3배에 이를 수 있다. 2060년이면 플라스틱의 생애주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연간 4.3기가톤으로 지금의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재활용보다 '재사용과 리필'을 근본 해결책으로 하는 강력한 국제플라스틱 협약이 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활용 방식은 일회용품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생애주기가 짧은 플라스틱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면서 신규 플라스틱이 계속해서 유입될 수밖에 없고, 재생원료의 품질저하 문제, 인프라 관리비용 문제 등이 있어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미국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INC2를 앞두고 지난 16일 UNEP가 '재활용'에 초점을 맞춰 발간한 플라스틱 오염 저감 방안 보고서에 대해 "플라스틱을 정제, 소각, 매립, 및 재활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들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에 UNEP가 제시한 해결책으로는 2040년에도 매년 1억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한다"면서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체결하려면 플라스틱 생산량을 제한하고, 감축하는 내용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우호국 연합'(High Ambition Coalition·HAC)에 속해 강력한 플라스틱협약 체결을 지지하면서 마지막 5차 회의인 INC5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UN에 제출한 의견서를 살펴보면 플라스틱 저감에 대한 해결책으로 재활용과 생분해 플라스틱에 치중하고 있다. 그만큼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있어 근본 해결방안인 재사용과 리필 기반의 시스템 전환을 고려하고, 협약 체결전 국내 정책 및 국민 인식변화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이번 UNEP의 보고서와 더불어 최근 한국 정부에서 INC2를 위해 제출한 서면 의견서 또한 재활용과 바이오플라스틱 등 궁극적 해결책이 아닌 방법에 치중되어 있어 우려스럽다"며 "한국이 HAC에 속해 있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방안인 플라스틱 생산 감축 및 재사용과 리필 기반의 시스템을 고려하고, 이번 정부간 협상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우리은행 'G.우.주 프로젝트' 시행...경기도 보호아동 위해 6억 지원

우리은행이 'G.우.주 프로젝트'를 통해 보호아동을 위해 4년간 매년 1억5000만원을 지원한다.우리은행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전략은...KEMI, 17일 세미나

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이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이재명 정부의 ESG 정책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ESG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3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50억 기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기부한 50억원이 서울대 문화관 재건축에 사용된다.서울대는 3일 오후 6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문화관 중강

KCC '2025 ESG 보고서' 발간...온실가스 '스코프3'까지 확장

KCC가 ESG경영 성과와 지속가능 전략을 담은 '2025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올해 11번째로 발간되는 이번 보고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

"중대재해는 기업 ESG평가의 핵심리스크...등급 차감요소로 작용"

'중대재해'가 기업의 가치와 ESG 평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3일 발간한 '중대재해

하나금융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객관성·투명성 강화"

하나금융그룹은 2024년 ESG 활동과 성과를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일 밝혔다.열여덟번째로 발간한 올해 보고서에는 '함께 성장하

기후/환경

+

美 캘리포니아 반년만에 또 '대형산불'...폭염과 강풍에 불길 확산

올 1월 로스앤젤레스(LA) 대형산불로 몸살을 앓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또다시 대형산불이 발생했다.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산림소방국(Cal Fire)에

"더이상 못 참겠다"…환경부, 계양산 러브버그 직접 방제

인천 계양산에 떼로 나타났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이 커지자, 환경부가 결국 직접 방제에 나섰다.최근 계양산 정상을

때이른 폭염에 '가장 더운 6월'...1년만에 평균기온 또 갈아치웠다

올 6월 우리나라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면서 '역대 가장 더웠던 6월'로 기록됐다.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6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6월 전

'불지옥'으로 변한 유럽...독일과 그리스 산불 계속 확산

역대급 폭염이 덮친 유럽에서 유럽으로 인한 산불이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가득이나 뜨거운 대기를 더 뜨겁게 달구고 있다. 3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주말날씨] 낮 최고 36℃ '찜통더위'...밤에도 28℃ '열대야'

이번 주말도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찜통더위가 이어지겠다. 중부지방은 대체로 흐리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가끔 구름많겠다.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소리없는 살인자 '가뭄'...수천만명 극심한 기아 시달려

기후위기로 전세계 가뭄이 심각해지면서 수천만 인구가 기아로 내몰리고 있다.3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가뭄완화센터(NMDC), 유엔 사막화방지협약, 국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