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도 감소하면 탄소함량 50% 감소
지구온도 상승으로 나무 생육기간이 길어져 나무 크기는 커지고 있지만, 나무의 구조는 약해져 목질약화 및 온실가스 흡수력 약화 등의 부작용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뮌헨공과대학교(Technische Universität München)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 세기동안 북미와 유럽의 온대지역에서 나무는 이전 세기보다 최대 77% 빠른 성장률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처럼 빠른 성장은 더 두꺼운 나이테의 생성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물론 나무가 빨리 자라면 나무의 탄소저장 능력이 커져서 기후변화 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또 다양한 용도로 더 많은 목재를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나무가 너무 빨리 자라면 밀도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빨리 고사한다. 뮌헨공과대학교의 또다른 연구에 의하면 나무 성장률이 증가함에 따라 나무의 밀도는 8~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목재 밀도가 감소하면 나무 내부의 탄소함량도 약 50% 감소했다. 즉 나무가 온실가스를 그만큼 덜 흡수한다는 것이다.
또 나무 밀도가 감소하면 줄기의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 나무줄기는 나무를 지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밀도가 감소하면 바람이나 가파른 경사면에서 버티는 힘이 약해진다. 나무의 성장과 수명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영국 리즈대학교(University of Leeds)의 연구에 따르면 빨리 자라는 나무가 기대 수명이 짧은 것으로 밝혀졌다.
나무의 생장기간이 지나치게 빠르면 나무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메스도 줄어든다. 바이오메스 생산량은 나무 밀도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캐나다 퀘벡대학교(Université du Québec à Chicoutimi)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성장기간이 더 긴 나무가 더 많은 나무세포와 더 두꺼운 성장고리를 생성한다
산림 과학자들은 "최근 지구온난화 추이를 분석하면 기온이 계속 상승해 나무의 생장기간이 길어지고 결과적으로 나무의 성장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전세계적으로 산림이 확대될 수 있지만, 산림의 탄소흡수율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퀘벡대학교 세르지오 로시(Sergio Rossi) 기초과학과 교수는 "일련의 연구결과는 기후변화를 유발하는 원인에 대한 직접적 조치없이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인위적 배출을 줄이는 것은 우리가 협상하거나 연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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