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효과 '60조' 엑스포 유치전...한국 '오일머니' 넘을 수 있을까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6-22 15: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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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 총수들 총출동해 홍보전 펼쳐
부산과 사우디, 로마가 각축...11월말 결정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활동 지원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파리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BIE 중계영상)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들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정상이 모여 2030 엑스포 유치를 위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인공지능(AI),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6G, 스마트 공항·항구를 내세운 첨단 기술박람회를 약속했다. PT에 직접 나선 윤석열 대통령은 "부산엑스포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만남의 장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첨단 디지털 기술이 환상적인 교류의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막대한 수익과 일자리 창출, 전세계의 관심까지 한 몸에 받을 수 있어 유치를 향한 세 국가의 경쟁이 가열되는 추세다. 특히 부산엑스포 유치 여부에 한국의 성장동력이 달려있어 정부와 기업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부산엑스포 유치로 최대 60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볼 것이라고 전망한다. AP통신에 따르면 부산에 엑스포가 유치될 경우 최대 5000만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고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기적으로도, 한류의 위상이 최고조에 달해있는 지금 시점이 엑스포 유치에 최적이라는 공감대도 형성돼 있다.

이에 기업들도 부산엑스포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그룹, 르노코리아 등 국내 글로벌 기업들은 21일 파리에서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총력전을 펴고 있고, 롯데와 SK텔레콤, KT&G, 대한항공 등도 국내외에서 홍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22일 SK텔레콤은 파리 인근 이시레물리노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가상 UAM 체험을 통해 대한민국의 UAM 기술과 부산엑스포가 가져올 모빌리티 미래상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BIE 총회를 맞아 열린 '2030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대한민국의 UAM 기술과 부산엑스포가 가져올 모빌리티 미래상을 제시했다고 22일 밝혔다.(사진=SKT)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아예 '민간 외교관'을 자처하며 엑스포 유치를 위해 파리 현지에서 발로 뛰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발목을 다쳤음에도 부산엑스포 로고를 부착한 목발을 짚고 '부상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정부와 부산시는 친환경 도보캠페인, 포토존, 부산 홍보 팝업 존 '부산다방' 조성 등 파리 현지에서 다양한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다. 같은 날 한국거래소는 최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FIA 국제 파생상품 엑스포'에서 현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부산엑스포 홍보 활동을 펼쳤다고 밝혔다. 성악가 조수미, 걸그룹 에스파, 가수 싸이 등 국내 연예인들도 파리 총회 현장에 나서서 힘을 실었다.

다만 엑스포 유치가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쟁자가 막강한 '오일머니'를 내세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유럽의 표를 업은 이탈리아 로마다.

사우디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프랑스를 방문해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가장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비교적 후발주자로 나섰지만 역사와 전통을 내세워 BIE 회원국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2015년 밀라노 엑스포를 개최한 이력도 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는 친환경·재생에너지를 콘셉트로 내세우는 반면 우리나라는 문화교류를 전면에 내세워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5년 주기로 개최되는 엑스포는 대륙별 순환이 관행처럼 돼 있는데 2025년 일본이 엑스포 개최국이라는 점도 우리에겐 불리한 요소일 수 있다는 분석된다. 아시아에서 두번 연속 개최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더라도 60조원의 기대효과를 실현하려면 사후 활용방안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림픽이나 월드컵만 해도 이벤트 이후에는 관련 시설의 사후관리가 문제가 되곤 한다. 2012년 여수엑스포, 1993년 대전엑스포도 행사 당시 큰 주목을 받았으나 현재 관련 시설들은 적자를 면치못하고 있다.

AP통신은 지정학적 또는 다른 이유로 기대만큼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지 못할 경우 엑스포가 개최 도시에 도리어 큰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우려에 당국은 기존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친환경 재활용 자재로 기념관을 구축하는 등 사후 활용방안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2030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말 총회에서 BIE 회원국 179개국의 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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