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점수-기업 탄소집약도 상관계수 4%
기업의 탄소저감 성과를 투자지표로 판단하려면 해당 기업의 ESG 점수가 아닌 '탄소집약도'만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마트베타지수 제공기관인 사이언티픽 베타(Scientifica Beta)가 무디스, MSCI, 레피니티브 등 3대 글로벌 평가기관의 25개 ESG 평가지수를 분석했더니 '기업 탄소집약도'와 ESG 점수는 상관관계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업 탄소집약도'는 기업의 시가총액 혹은 수익을 기준으로 탄소배출량을 나눈 값이다.
사이언티픽 베타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기업 탄소집약도'에 따라 주식을 분류하면 투자 포트폴리오상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지만, ESG 점수를 추가 가중치로 반영할 경우 탄소배출량 저감 성과의 92%가 날아가게 된다.
펠릭스 골츠 사이언티픽 베타 책임연구원은 "간단히 말해 ESG 점수와 기업 탄소집약도 사이의 상관관계는 4% 정도로 거의 0에 가깝다"며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 탄소저감과 ESG 점수 2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루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모닝스타(Morningstar)에 따르면 최근 국제적으로 탄소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가능성' 펀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면서 상반기 490억달러(약 62조원) 규모의 금액이 순유입됐다. 지속가능성 펀드 제외 항목에서는 9억달러(약 1조1460억원)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에 평가사들이 내놓은 기업들의 ESG 점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이는 기업의 탄소저감 성과를 가름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골츠 연구원은 "ESG의 '환경' 부문만 놓고 보더라도 기업의 수자원 및 폐기물 관리 조처 등의 항목도 성과로 반영되기 때문에 탄소배출과 무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SCI ESG리서치 대변인은 "애당초 ESG 점수는 기업이 ESG 위험에 재무적으로 얼마나 성공적으로 대응하는지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지 기업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하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면서 "'환경' 부문에는 기후테크 관련 시장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 자연 관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생물다양성 관리 등도 평가항목으로 들어간다"고 밝혔다.
키런 비하리 무디스 ESG지원 및 연구 부사장은 "ESG 평가가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는 인식이 존재해 우려스럽다"며 "저탄소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면 ESG와 같은 통합적인 점수가 아닌 '기업 탄소집약도'와 같은 특정요소에만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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