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전기먹는 하마'로 등극...기후위기 오히려 '독'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08-02 16:44:58
  • -
  • +
  • 인쇄

'챗GPT' 등장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개발 광풍이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치면서 기후위기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연어를 처리할 수 있는 생성형 AI는 1초당 수십억건의 계산을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프로세서 GPU가 필요한데, 이 GPU가 연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허깅페이스(Hugging Face)의 사샤 루치오니(Sasha Luccioni) 지속가능한 인공지능 연구담당은 "AI로 지구를 구하고 싶다면 인공지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며 "숲을 태운 다음 AI를 사용해 산림벌채를 추적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꼬집었다.

그런데 AI의 환경발자국을 추적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관련업계가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을 뿐더러 대중의 관심도 낮기 때문이다.

루치오니 연구원은 "GPU 판매 기업과 AI 스타트업들이 얼마만큼의 전력을 사용하는지 세부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다"며 "사람들이 AI의 환경발자국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 공약이나 이니셔티브에 AI가 포함되지 않는 것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는 너무 무형적"이라며 "이 때문에 아무리 ESG를 노력하는 기업이어도 AI가 미치는 영향은 누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자동차가 지구에 해를 끼친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아는 이유는 시동을 켠 후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매연을 보거나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AI를 구동하기 위해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잡아먹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AI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GPT-3를 훈련하는데 3.5~5㎖의 물이 사용되고, 자연어 처리 AI가 20개의 답변을 처리할 때마다 500㎖의 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연구진은 GPT-3의 훈련에는 1287MWh 전력이 소모됐으며, 55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기술진들은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AI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이미 제시된 해결방법 중 상당수가 결국 환경을 위해 성능을 희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AI 개발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가트너는 "2025년까지 AI 시스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고려할 수 있도록 개발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하지 않으면 AI 도구의 에너지 소비량이 전체 인력의 에너지 소비량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AI가 출현하기 이전에는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소비량이 전세계 수요의 1% 정도 차지했지만, AI 개발이 확장되면서 2030년에 이르면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량은 전세계 수요의 3.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트럼프 취임식 4대그룹 총수 '불참'...참석하는 韓기업인 누구?

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취임식에 참석하는 우리 기업인들의 명단도 윤곽이 드러나고

네이버, IDC주변 생물다양성 보전 위해 생태학회와 '맞손'

네이버가 한국생태학회와 생물다양성 보전 방안을 발굴하고 ESG경영을 고도화하기 위해 손을 맞잡았다.17일 네이버는 "이번 협업으로 네이버와 한국생

"어려운 전문용어 쉽게"...LG U+, 2만개 용어와 문구 개선

LG유플러스가 지난 2017년부터 진행해온 '고객 언어혁신' 활동의 결과로 총 2만개의 통신용어와 문구를 검수해 고객중심의 언어로 순화했다고 16일 밝혔

CJ제일제당, ESG 속도...BIO부문 '전과정평가(LCA)' 완료

CJ제일제당이 BIO사업부문 주요 사업장에서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 이하 LCA)를 완료하며 글로벌 지속가능경영(ESG)에 속도를 낸다.CJ제일제당은 미

우리금융캐피탈, 어린이통학용 전기차 기부로 ESG경영 실천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 우리금융캐피탈이 경기도 양평과 안산, 충청북도 음성에 위치한 지역아동센터 3곳에 어린이통학용 전기승합차를 기부했다고 1

[최남수의 ESG풍향계] ‘느릿느릿’ 탄소감축...빛바랜 '파리협약'

글로벌 음료기업인 코카콜라는 지난 2019년에 가치사슬을 포함한 전체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25%(2015년 대비) 줄이기로 확정했었다. ESG 미디어인 트렐

기후/환경

+

변화하는 기상현상..."LA 산불은 '기후채찍질' 현상이 낳은 재해"

극심한 가뭄과 홍수를 번갈아 발생하는 '기후채찍질' 현상이 이번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의 불길을 키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기후채찍질 현

미국은 풀고 EU는 조이고...기후규제 양극화에 韓 전략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으로 미국의 기후리더십이 크게 약화되고, 유럽연합(EU) 중심의 친환경 규제는 강화되면서 기후정책의 양극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

"기후변화는 사기' 외친 트럼프가 발탁한 환경청장 "기후변화는 현실"

'기후위기 부정론자'로 알려져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발탁한 환경보호청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기후변화는 현실"이라고 발

21일 전후 태양계 행성 정렬현상...6개 행성 동시 관찰

오는 21일 전후로 밤하늘에서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17일 국립과천과학관에 따르면 오는 21일 전후로 여러

'LA 산불' 큰 고비 넘겼다...10일째 진압률 22~55%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산불이 10일째 이어지고 있다. 한때 강풍이 예보되면서 산불이 더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

소방예산 삭감하고 저수지는 '텅'...LA산불은 人災였나?

'LA 산불'이 9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산불을 키운 것은 기후변화였지만 피해를 키운 것은 로스앤젤레스(LA) 당국의 부족한 기후대응이라는 비판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