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준비 여부 측정해 투자비중 축소 예정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기금 '캘퍼스'(CalPERS)가 7년내 기후투자 규모를 1000억달러(약 131조원) 수준으로 2배 이상 늘린다.
지난 3일(현지시간) 캘퍼스의 피터 캐시언 지속가능투자 책임자는 오는 13일 이사회 투자위원회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캐시언에 따르면 캘퍼스는 2030년까지 태양광, 풍력, 탄소포집 등 기후관련 투자액을 현재 470억달러(약 61조원)에서 530억달러(약 69조원)를 추가한 1000억달러 규모로 증액한다.
아울러 캘퍼스는 탄소배출량이 높은 자산에 대한 매각 및 회수에 대한 신규 지침을 공개하고, 투자 포트폴리오 내 '탄소집약도'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탄소집약도'는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매출액으로 나눈 수치를 말한다.
캘퍼스는 자산운용 규모가 4467억달러(약 582조원)에 이르는 미국 내 최대 연기금이다. 이같은 캘퍼스의 최신 방침에 대해 캐시언 책임자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기회로 가득 차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며 "신규 투자는 탄소배출량을 저감하거나 기반시설을 기후탄력적으로 만드는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민주당 강세로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인 캘리포니아주는 최근 연 10억달러 이상 수입을 올리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직접배출량 외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인 '스코프3'(Scope3) 공개를 의무화한 데 이어,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주 연기금의 투자 회수를 강제하는 법안도 추진중이다.
실제로 앞서 미국 메인주에서는 2021년 주 연기금이 '수탁자 책임의무에 부합하도록' 화석연료 신규 투자를 중단하고, 현재 자산을 2026년까지 처분하는 법을 제정했다.
이에 대해 캘퍼스는 전반적인 기조에는 공감하면서도 이행 방식에 있어서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캐시언 책임자는 "법에 의해 특정종목을 전적으로 배제하는 방식은 수익성을 저해할 뿐 아니라 실제 탄소배출량 저감에 있어서도 효과가 적을 것"이라며 "매우 우매한 해결책"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캘퍼스는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를 비롯한 투자 포트폴리오 내 기업이 향후 더욱 강력한 환경규제나 소비자 수요의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준비여부를 측정하는 방법론을 도입해 점진적으로 이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비중을 축소해나가는 방식으로 압박을 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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