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엑스포' 부산유치 실패...'박빙·결선' 정부 예상은 빗나갔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9 09:58:18
  • -
  • +
  • 인쇄
사우디 리야드 119표로 1차 표결에서 결정
부산은 29표로 결선투표 못가...로마는 17표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 엑스포' 개최지 투표 결과 부산이 탈락하자 아쉬워하는 우리나라 대표단 (사진=연합뉴스)

박빙을 예상했던 '2030 부산엑스포' 유치가 결국 사우디의 오일머니를 넘지 못하고 참패하고 말았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부산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게 무려 119대 29로 졌다. 부산은 1차 투표에서 리야드에게 90표나 뒤졌기 때문에 2차 투표는 진행되지도 않았다. 이탈리아 로마는 부산보다 뒤진 17표를 얻는데 그쳤다. 

개최지는 참여국 가운데 3분의 2가 넘는 표를 얻으면 선정된다. 리야드는 165개 참여국 가운데 3분의 2인 110표를 넘겼기 때문에 결선 투표 없이 '2030 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됐다.

우리나라는 결선 투표에서 리야드를 누르고 개최지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세웠지만, 1차 투표에서 모든 것이 결정나면서 이같은 전략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당초 사우디가 월드컵을 유치하게 되면 부산이 엑스포 개최지로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던 것이다. 지난 1일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자신의 소셜서비스(SNS)에 "아시아(사우디)에서 2034년 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이라며 사우디의 월드컵 유치 가능성을 시사했던 것이다. 국제행사는 한 국가에서 연속적으로 개최되지 않도록 하는 관례를 비춰보면, 사우디가 월드컵과 엑스포를 모두 유치하기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워낙 큰 표차로 졌기 때문에 애시당초 정부의 분석이 잘못됐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찌감치 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든 사우디는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태에서 우리나라가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든 것이어서 판세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장관들까지 나서서 엑스포 유치를 위해 회원국들을 순방했고, SK와 삼성, 현대차 등 민간기업을 앞세워 엑스포 유치 홍보전을 펼쳤다. 이같은 유치활동을 펼친 덕분에 많은 지지표를 얻었다고 정부는 낙관했지만 결과는 역전에 실패했다. 막판에 이탈리아 로마가 엑스포 유치를 거의 포기한 모습이었기 때문에 정부는 부산 유치 가능성에 더 희망회로를 돌렸다. 그러다보니 총회 하루전까지 박빙으로 판세를 분석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30 엑스포'를 유치한 사우디는 '변화의 시대:미래를 내다보는 내일로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이번 엑스포를 개혁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사우디로선 엑스포라는 전세계적 이벤트를 통해 보수적 이슬람 왕정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국제무대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에 의존했던 사우디가 '포스트 오일' 시대를 주창하며 태양에너지 등을 이용해 탄소중립을 넘어 '탄소 네거티브' 엑스포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도 전세계적 도전 과제인 기후 위기에 맞서 책임있는 국제 사회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우디는 이미 지속가능한 교통 인프라를 개발하고, 순환경제 모델을 촉진하며, 에너지 효율적인 건물을 조성하는 중이다. 리야드 도심에는 여의도 16배 규모(16만㎢)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킹 살만 공원을 만들어 생태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아마존 '지구허파' 옛말?...14만건 산불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공동연구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