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폭스바겐·현대기아...SUV 판매증가로 탄소저감 노력 '물거품'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9 19:07:54
  • -
  • +
  • 인쇄
SUV배출량 ZEV저감량의 33배
현대기아 SUV비중 53%로 최고
▲29일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본사 앞에 지름 2.5m 크기의 거대한 타이어를 설치하고, 자동차 제조사들에 강력한 기후 대응 리더십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사진=그린피스)

연비가 낮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비중이 늘면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이 전기차 판매로 저감된 탄소배출량을 압도하고 있어 자동차 제조기업들이 SUV 의존도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그린피스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환경영향을 분석한 보고서 '거대한 자동차, 더 큰 위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글로벌 판매량 톱3를 차지한 도요타, 폭스바겐, 현대·기아의 SUV 도로배출량은 프랑스의 1년치 배출량과 맞먹는 2억9800만톤에 달했다. 이는 해당 기업들이 무배출차(ZEV)로 저감한 도로배출량 900만톤의 33배에 이른다.

도로배출량은 차량 1대당 주행거리가 20만km라는 가정 하에 2017과 2022년 사이 판매된 내연기관 SUV와 일반승용차의 도로배출량, ZEV의 탄소저감 효과 등을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SUV는 일반승용차에 비해 연평균 12% 더 많은 4.6톤의 이산화탄소를 추가 발생시킨다. 도로배출량을 제외하더라도 SUV 제조시 일반승용차에 비해 20% 더 많은 철강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환경영향은 더욱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체적으로 내연기관차 판매량은 줄어드는 추세다. 전세계 내연기관차 판매량이 정점을 찍은 2017년 이후부터 2022년까지 판매량이 0.17% 늘어난 도요타를 제외하면 폭스바겐은 29.55%, 현대기아는 11.76%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폭스바겐의 SUV 판매량은 66.1%, 현대기아가 54.6%, 도요타가 50.7%로 확대되면서 전체 탄소배출량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대기아의 2022년 총 판매량 대비 SUV 비율은 53%로 제조사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 2022년 ZEV 판매로 320만톤의 탄소배출량을 저감했지만, SUV에서 9740만톤이 배출됐다.

최은서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보고서는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친환경 행보를 광고하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SUV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탄소배출량을 오히려 더 증가시키고 있다"며 "수송부문의 탄소배출량을 감축시키기 위해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빠른 탈내연기관과 동시에 SUV 의존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그린피스는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본사 앞에 지름 2.5m 크기의 거대한 타이어를 설치하고, '기후 리더'와 '탄소 악당' 사이 분기점에서 현대차의 선택을 묻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대형 타이어에는 '탄소 질주 이제 멈춰' 라는 문구를 새겨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제조사들의 기후위기 가속화 행태를 지적하고 강력한 기후 대응 리더십을 촉구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그룹, ESG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룹 내 계열사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체계적으로 통합관

우리은행 'K-택소노미 AI' 도입으로 녹색금융 지원 강화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여신 심사에 활용하는 'K-택소노미 전문상담 AI'를 도입했다고 25일 밝혔다. 'K-택소노미'는 지난 202

金총리 "태양광·풍력 대폭 확대…RE100 전용 산업단지 조성할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탄녹위 주최 콘퍼런스에 참가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22

상가 셔터가 작품으로 변신...KCC, 5명 작가와 을지로에 '셔터아트'

최근 젊고 힙(Hip)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힙지로'로 불리우는 을지로가 KCC의 컬러로 물들고 있다. KCC는 '셔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을지로 일

신한은행, 한국형 녹색채권 1000억원 발행..."녹색수송 사업에 투입"

신한은행은 22일 환경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참여해 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한국형 녹색채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기후/환경

+

폭염 오래 노출될수록 노화 속도 빨라진다

폭염에 자주 노출되면 노화가 더 빨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25일(현지시간) 홍콩대 건축학부 도시계획디자인학과 궈추이(郭萃) 조교수와 연구진은

강릉은 4개월째 가뭄인데 서남부는 걸핏하면 '폭우'…날씨 왜 이럴까?

한반도 서해안은 기록적인 폭우로 물난리가 나는데 태백산맥 너머 동쪽에는 수개월째 비가 오지 않아 마실 물도 부족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서쪽은

157km 강풍에 다 날아갔다...베트남과 中하이난성 '쑥대밭'

최대 풍속 157km에 달하는 '괴물' 태풍 '가지키(Kajiki)'가 베트남과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섬을 초토화시켰다.지난 22일 발생해 하룻만인 23일 제13

폭염에 산불까지...美서부 축구장 1만5400개 '잿더미'

불볕더위가 극심하던 미국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주에서 발생하던 산불이 몇 일째 번지면서 축구장 1만5400개 면적에 달하는 1만1000헥타르(ha)가 잿더미로

"생수·햇반·컵라면으로 살아요"...강릉 시민들, 물 부족에 아우성

서쪽지역은 최대 100mm의 폭우가 예보돼 있지만 강원도 강릉은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가 극에 달했다.지난 20일부터 계량기의 50%를 잠그는 제한

경기도, 퇴근길 폭우 대비 오후 6시 '비상1단계' 발령

퇴근길 폭우가 예상됨에 따라, 경기도가 25일 오후 6시를 기해 '비상1단계'를 발령한다.경기도는 25일부터 26일 오전까지 경기 북부와 남동부 지역을 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