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SUV비중 53%로 최고
연비가 낮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비중이 늘면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이 전기차 판매로 저감된 탄소배출량을 압도하고 있어 자동차 제조기업들이 SUV 의존도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그린피스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환경영향을 분석한 보고서 '거대한 자동차, 더 큰 위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글로벌 판매량 톱3를 차지한 도요타, 폭스바겐, 현대·기아의 SUV 도로배출량은 프랑스의 1년치 배출량과 맞먹는 2억9800만톤에 달했다. 이는 해당 기업들이 무배출차(ZEV)로 저감한 도로배출량 900만톤의 33배에 이른다.
도로배출량은 차량 1대당 주행거리가 20만km라는 가정 하에 2017과 2022년 사이 판매된 내연기관 SUV와 일반승용차의 도로배출량, ZEV의 탄소저감 효과 등을 분석한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SUV는 일반승용차에 비해 연평균 12% 더 많은 4.6톤의 이산화탄소를 추가 발생시킨다. 도로배출량을 제외하더라도 SUV 제조시 일반승용차에 비해 20% 더 많은 철강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환경영향은 더욱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체적으로 내연기관차 판매량은 줄어드는 추세다. 전세계 내연기관차 판매량이 정점을 찍은 2017년 이후부터 2022년까지 판매량이 0.17% 늘어난 도요타를 제외하면 폭스바겐은 29.55%, 현대기아는 11.76% 줄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폭스바겐의 SUV 판매량은 66.1%, 현대기아가 54.6%, 도요타가 50.7%로 확대되면서 전체 탄소배출량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대기아의 2022년 총 판매량 대비 SUV 비율은 53%로 제조사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 2022년 ZEV 판매로 320만톤의 탄소배출량을 저감했지만, SUV에서 9740만톤이 배출됐다.
최은서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번 보고서는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친환경 행보를 광고하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SUV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탄소배출량을 오히려 더 증가시키고 있다"며 "수송부문의 탄소배출량을 감축시키기 위해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빠른 탈내연기관과 동시에 SUV 의존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그린피스는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본사 앞에 지름 2.5m 크기의 거대한 타이어를 설치하고, '기후 리더'와 '탄소 악당' 사이 분기점에서 현대차의 선택을 묻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대형 타이어에는 '탄소 질주 이제 멈춰' 라는 문구를 새겨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제조사들의 기후위기 가속화 행태를 지적하고 강력한 기후 대응 리더십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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