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으로 전세계 1만6200개 병원이 금세기말까지 폐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주로 저개발국에 위치한 이 병원들은 폭풍우나 홍수, 산불 등 기상재해에 취약한 곳에 위치해 있어, 시급히 이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후위험 분석기관 상호의존이니셔티브(Cross Dependency Initiative, XDI)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12월 3일 열린 '보건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한 이 보고서에 따르면 기상이변으로 금세기말까지 1만6245개의 병원이 폐쇄 위험에 처해있다. '보건의 날'에는 각국은 질병 확산과 기상이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 기후-보건 복합위기에 관해 논의했다.
보고서가 폐쇄 위기에 처했다고 지목한 병원의 대부분은 개발도상국이나 저소득국에 몰려있다. 보고서는 "위험에 처한 병원의 71%인 1만1512곳이 저소득 및 개발도상국에 있다"며 "기상이변으로 피해 위험이 가장 높은 병원은 동남아시아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기후위기가 계속 이어지면 동남아 병원 5곳 중 1곳은 금세기말까지 폐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닉 와츠(Nick Watts) 싱가포르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지속가능한 의학센터 소장은 "기후변화가 의료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이로 인해 의료시설이 폐쇄되거나 질병 부담 증가로 인해 병원이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XDI 과학기술담당 칼 말론(Karl Mallon) 박사는 "수천개의 병원이 기상이변과 같은 위기상황에 직면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되면서 세계 보건환경은 더 악화될 것"이라며 "악천후로 인해 부상자가 속출하는 와중에 병원도 문을 닫게 된다면 어떻게 될 것같냐"고 반문했다.
이에 보고서는 "각국 정부는 지역 내 병원을 점검해 주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말론 박사는 "정부는 국민들에게 필수 복지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의무가 있다"며 "정부가 위기에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국제사회가 도움이 필요한 정부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자국민의 안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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