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기후위기를 완화하는데 널리 활용되는 한편으로 기후위기와 관련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데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그린피스 등이 소속된 허위정보에 반대하는기후행동연합(Climate Action against Disinformation coalition, CAA)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기술은 AI 구동을 위한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증가뿐 아니라 기후과학을 호도하는 허위사실을 더욱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클 쿠(Michael Khoo) CAA 기후 가짜뉴스 활동가는 "우리는 AI가 지구를 구할 수 있다는 말을 항상 듣는 것 같지만 이런 과대광고를 믿어서는 안된다"며 "사람들은 앞으로 몇 년동안 AI가 얼마나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할지,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한 허위정보가 어떻게 범람할게 될지를 알게 되면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AI가 전력소비를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있었다. 하지만 AI가 기후에 대해 가짜뉴스를 퍼트릴 수 있다는 지적은 거의 없었다. 보고서는 "AI는 기후과학에 대한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진술을 사람이나 조직이 더 쉽게 유포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기후 비상사태를 막으려는 노력을 더욱 방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주요 소셜미디어는 기후위기를 부정하는 여론몰이의 온상이 되고 있다. 여기에 AI발 가짜뉴스까지 가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쿠 활동가는 "AI가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것을 목도하게 될 것"이라며 "AI는 빠르고 값싸게 생산된 쓰레기를 범람시키는 데 완벽한 데다 누구나 AI를 이용해 허위정보를 퍼뜨리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시 닷지(Jesse Dodge) 앨런 인공지능연구소(Allen Institute for AI) 선임 연구원은 "딥페이크 동영상같은 방법을 통해 기후 허위정보를 가속화고 에너지 사용 증가로 탄소배출량을 늘리는 데 AI가 사용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을 개선하더라도 AI 산업 확장으로 데이터센터는 2배 늘어나 온실가스 배출량도 8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AI 사용량 증가로 에너지 소비가 크게 늘어나자, 석탄화력발전소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있다.
또 보고서는 "같은 내용을 검색한다고 해도 AI 프로그램에 질문할 경우 일반적인 온라인 검색보다 10배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고 밝혔다. 가령 챗GPT(ChatGPT)를 훈련하는데 사용하는 에너지는 미국의 12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에너지와 맞먹는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AI 에너지 사용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기후 허위정보를 모니터링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닷지 연구원은 "하지만 AI의 적용 자체는 전기나 물 소비보다 잠재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AI는 무언가를 더 빨리 할 수 있게 해주는 촉진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쪽에서는 석유를 더 빨리 추출하고 가짜뉴스를 퍼트리는데 AI를 쓰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후 변화의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AI를 사용한다"며 "누구는 기후 모델링을 하고, 다른 연구자들은 불법 어업과 멸종 위기종을 추적하며, 산불을 모니터링하고 예측하는 연구소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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