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이 기업들의 탄소발자국을 줄이는데 필수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는만큼 친환경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한 팀 쿡 CEO는 24일(현지시간) 진행된 기후변화 관련 대담에서 "AI는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려는 기업들에 최적의 도구를 제공한다"며 "개인의 탄소배출량을 추적하거나 수거 가능한 물질들을 판별해 재활용을 위한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2025년 플라스틱 포장재를 퇴출시키고, 203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 출시되는 신제품들도 순차적으로 탄소중립 제품으로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애플워치'는 애플이 처음으로 내놓은 탄소중립 제품이다. 이 '애플워치'는 제조, 포장, 배송 등 생산에서 배출되는 모든 탄소량을 AI를 활용해 정밀하게 측정했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지난해 AI를 활용해 리튬 사용량을 70% 줄일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을 찾아낸 바 있다. 당시 MS 연구팀은 리튬 함량이 낮은 배터리 소재를 찾도록 AI에 명령하자, 3200만종의 후보물질 가운데 상용화 가능성, 에너지 전도율 등을 고려한 최적의 후보물질을 80시간만에 찾아냈다. 뿐만 아니라 AI는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는데도 활용되는 등 AI 활용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생성형AI를 비롯해 AI 활용도가 점차 확대됨에 따라 우려하는 목소리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AI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AI가 친환경 전환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세계 데이터센터·AI·암호화폐 부문의 전력 수요가 2026년에 2배 높아질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미국 전력업체 서던컴퍼니는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미국 조지아주의 경우 2030년에 데이터센터로 인해 전력소비량이 기존 예측보다 17배 많은 6600메가와트(MW)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챗GPT' 등장 이후 개발 광풍이 불고 있는 생성형 AI로 인해 전력수요는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I가 출현하기 이전에 데이터센터의 연간 전력소비량은 전세계 전력수요의 1% 정도였지만, 생성형 AI로 개발이 확장되면서 2030년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량은 전세계 전력수요의 3.5%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짓는 시간보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걸리는 시간이 훨씬 짧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확장은 재생에너지 공급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어니스트 모니즈 전 미국 에너지부(DOE) 장관은 "풍력·태양광 등 친환경 발전시설을 짧은 시간에 짓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업체들은 천연가스·석탄·원자력에 대한 의존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이유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때 주요 에너지로 천연가스를 선택하는 업체들이 벌써부터 생겨나고 있다.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EQT의 토비 라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센터를 건설중인 테크업체들로부터 천연가스 구매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원자력 발전은 건설에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업체들이 천연가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