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에 '흰색페인트' 칠하면...도심기온 2℃까지 낮아진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7-05 11:23:40
  • -
  • +
  • 인쇄

가로수를 심는 것보다 건물 지붕이나 옥상에 흰색페인트를 칠하거나 반사코딩을 하는 것이 도심 기온을 최대 2℃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인구밀도가 높은 도심지역에 에어컨을 광범위하게 가동하면 외부 기온이 최대 1℃까지 상승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런던(UCL) 오스카 브루스(Oscar Brousse) 교수팀은 런던의 3차원 도시 기후모델을 사용해 2018년 여름 가장 더웠던 이틀동안 페인트칠된 '쿨 루프'(cool roof)와 옥상 태양광 패널, 녹색지붕, 가로수 식생 및 에어컨을 포함한 도시 열관리시스템의 효과를 분석했더니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5일 밝혔다.

도시는 일반적으로 열을 가두어 '열섬 효과'로 더위를 더 배가시킨다. 이에 도시의 온도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강구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연구팀은 각 방법의 잠재적인 전체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각 방법이 런던 전역의 주택, 상업·산업 건물에 이론적으로 가능한 한 널리 채택된 것으로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건물에 '쿨 루프'를 조성하면 도시 전체의 온도를 평균 1.2℃ 낮출 수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최대 2℃까지 내려갔다. 이는 지붕에 식물을 심거나 태양광 패널을 덮는 것보다 도시를 식히는 효과가 더 뛰어났다는 것이다. 

반면 에어컨은 도시의 온도를 약 0.15℃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는 에어컨의 역할이 건물 내부에서 외부로 열을 전달하기 때문에 에어컨이 도심의 온도를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인구가 밀집돼 있는 런던 중심부에서는 에어컨이 도시 외부기온을 최대 1℃까지 높이게 만들었다. 

쿨 루프는 열을 흡수하는 대신 반사하므로, 도시 외부 환경뿐만 아니라 건물 내부도 시원하게 유지하는 이점을 제공했다. 식물을 심는 녹색 지붕은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높은 시간에 도시 온도를 평균 0.5℃ 낮출 수 있지만 일몰이 되면 열을 오히려 방출하면서 야간 온도를 높이는 상쇄효과가 있었다. 게다가 공기 중 수증기의 양이 증가해 습도를 높였다.

논문의 주저자인 오스카 브루스 박사는 "런던과 같은 도시가 온난화에 적응하고 완화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종합적으로 테스트한 결과, 쿨 루프가 매우 더운 여름날 온도를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다른 방법에는 다양한 중요한 부수적 이점이 있었지만, 어느 것도 도시의 열을 거의 같은 수준으로 낮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뉴욕시는 2010년부터 '화이트루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효과적이고 저렴한 온실가스 저감전략이라는 취지였다. 녹색인 방수페인트를 옥상에 칠하면 햇빛 반사율이 15%지만 흰색 우레탄 방수페인트를 칠하면 햇빛과 열 반사율이 75%에 달하기 때문이다. 흰색페인트가 건물로 침투되는 열을 차단하면서 건물 내부온도를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도심 전체의 온도도 낮추는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부산시도 이같은 이유에서 지난 2019년 '하얀지붕' 설치 지원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지구물리학 연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 5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GC인삼공사, 가족친화·여가친화 '인증획득'

KGC인삼공사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여가친화인증을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가족친화인증제도는 일

LS전선, 美에 영구자석 공장 세운다..."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을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SPC, 음성에 '안전 스마트공장' 짓는다..."인명사고 근절"

SPC그룹은 생산시설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에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안전 스마트 신공

기후/환경

+

항공기 이·착륙시 기내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치 2배로 '급증'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기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시테대학 연구팀은 파리의 샤

중국 '탄소가격' 오르기 시작했다… 철강·시멘트까지 ETS 확대

세계 최대 탄소시장인 중국에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철강·시멘트 등 고배출 산업을 포함한 배출권거래제가 본격 시험대에 올

또 미뤄진 '플라스틱 국제협약'… 이번 환경총회서도 합의 실패

플라스틱 오염종식을 위한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대한 전세계 합의가 제7차 유엔환경총회에서도 불발됐다. 이번에도 국가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

LS전선, 美에 영구자석 공장 세운다..."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을

美 워싱턴주 유례없는 폭우...'대기의 강'으로 대홍수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에 기록적인 폭우가 며칠씩 내리면서 홍수가 일어났다. 이 홍수로 주택이 유실되고 주민 수만 명이 대피했다.워싱턴주 스캐짓 카

북극곰 온난화로 위협받자…생존 위해 'DNA' 바꾼다

지구온난화로 생존이 위협받는 북극곰의 유전자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됐다.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팀은 기온이 오를수록 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