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열대야'가 역대 최장기록을 세우고 종지부를 찍었다. 밤에도 덥고 습했던 공기가 이젠 제법 선선해졌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동쪽과 서쪽을 덮고 있던 북태평양 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이 최근 벌어지면서 북쪽의 찬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내려갔다. 이에 따라 제주와 남부 일부 지방을 제외하고 열대야 현상이 사라진 상황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부지방은 북쪽에서 내려온 찬공기가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경남과 제주 등은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열대야' 일수는 27일 밤 기준 전국 평균 19.8일을 기록했다. 역대 최장기록이다. 열대야는 오후 6시~이튿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 이상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서울은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23일까지 34일동안 매일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다가, 24일 밤에 0.1℃ 낮은 24.9℃를 기록하면서 열대야를 벗어나는 듯하다가 25일과 26일 밤 최저기온이 각각 25.6℃, 25℃를 나타내면서 다시 열대야가 찾아왔다. 하지만 27일 밤에는 기온이 23℃까지 떨어지면서 확연히 달라진 기온을 보였다. 역대 최장 '열대야'가 이로써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보인다.
44일째 열대야를 겪는 제주와 남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열대야가 한풀 꺾인 이유로 해수면 온도가 내려간 것도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5일까지 한반도 인근 해역의 평균 해수면 온도는 28℃로 예년보다 2℃가량 높았다. 그러나 이후 온도가 낮아지면서 28일 오전에는 수온이 27℃로 떨어졌다.
제10호 태풍 '산산'이 29일 일본 규슈에 상륙하게 되면 제주를 제외한 남부 지역에서도 열대야가 사라질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보인다. 역대급 강풍과 폭우를 몰고오는 '산산'은 일본 열도를 훑고 지나가면서 한반도에 북풍이 불게 만들고, 이 영향으로 기온이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태풍이 지나간 이후에 다시 습기를 머금은 서풍이 불어닥치면 기온은 다시 오를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계절적으로 가을이 가까워지고 있어 무더위가 오래 지속되지 않겠지만, 서울 기준으로 오는 9월 7일까지 30℃ 이상의 무더위가 예보돼 있다"며 "열대야는 끝나더라도 한낮의 무더위는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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