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산업혁명' 효시를 쏘아올린 영국의 석탄화력발전이 140여년만에 막을 내린다.
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은 오는 30일 마지막 남은 석탄화력발전소 랫클리프 온 소어 발전소를 폐쇄한다. 이로써 영국은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G7' 가운데 가장 먼저 석탄화력발전을 중단하는 국가가 됐다. 지난 5월 G7은 2035년 이전에 석탄화력발전 퇴출에 합의하면서 이탈리아는 2025년, 프랑스는 2027년, 캐나다는 2030년을 퇴출시기로 잡았다.
랫클리프 온 소어 발전소는 잉글랜드 노팅엄셔에 위치해 있다. 1967년부터 57년간 가동한 이 발전소는 지난 6월말 마지막 석탄을 보급받았다. 발전소의 설비용량은 2000메가와트(MW)로, 매일 홍차 10억잔을 끓일 수 있는 전력을 200만가구에 공급해 왔다.
이 발전소는 오는 30일 가동이 끝나면 10월 1일부터 냉각탑 등 발전소의 모든 시설을 해체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해체 작업은 발전소 직원 170명 가운데 120명이 참여해 2년간 진행한다.
이제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동력원인 영국의 석탄화력발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지난 1882년 미국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의 에디슨전등회사가 영국 런던에서 세계 최초 석탄화력발전소를 세운지 142년만의 일이다.
석탄화력발전은 20세기초 영국 전체 발전원 가운데 95%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1%로 줄었다. 영국 정부가 2030년 발전부문 탈탄소화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에너지전환을 통해 석탄발전을 꾸준히 줄여온 덕분이다. 지난해 영국 주요 발전원은 가스가 34.7%, 풍력·태양광이 32.8%, 원자력이 13.8%, 바이오에너지가 11.6% 순이었다.
G7 가운데 영국이 가장 먼저 석탄화력발전을 중단하면서 기후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지만 석탄화력발전 공백에 따른 에너지대란에 대한 우려도 있다. 내연기관 차량의 전기차 전환, 가스난방에서 히트펌프로의 전환 등 앞으로 영국 내 전력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2050년에 이르면 영국의 전력수요는 지금의 2배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정부의 목표대로 2030년까지 발전부문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가스화력발전소를 대폭 축소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를 뛰어넘는 수준의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충당되지 않으면 전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업체 LCP델타의 경제·정책 및 투자 책임자인 샘 홀리스터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전력수요가 늘어남과 동시에 탄소를 배출하는 발전소를 폐쇄시키면서 태양광과 풍력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일을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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