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언저리의 기온상승만으로도 전세계 곳곳에서 기후재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지금과 같은 기후대응으로 일관한다면 금세기말 지구의 평균기온은 3.1℃까지 오를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유엔환경계획(UNEP)이 각국의 기후공약을 기반으로 분석한 '2024 배출량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수립한 계획대로 간다면 2100년 전세계 평균기온 상승폭은 국제사회가 제한하기로 약속한 산업화 이전대비 1.5℃의 2배를 넘어선 3.1℃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현재 2050 탄소중립은커녕 2030년까지 지키기로 한 약속조차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2~2023년 1.3% 증가해 대기중 이산화탄소는 역대 최고치인 57.1기가톤을 기록했다. 2030년까지의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후속 공약이 지켜지지 않으면 지구 평균기온은 2.6~2.8℃로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기온이 1.43℃까지 올랐다. 올해는 임계점으로 정한 1.5℃를 넘어서 1.57℃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올해 절정에 달했던 엘니뇨 현상처럼 매해 발생하는 예외적인 변수들을 고려해 10년간의 터울로 지켜봤을 때 아직 전세계 평균기온은 1.3℃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보고서는 전세계 평균기온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일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려면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매년 유럽연합(EU) 배출량과 맞먹는 7.5%씩 저감해야 한다. 2030년까지는 42%, 2035년까지는 57% 저감해야만 목표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과 자금은 이미 준비돼 있지만 정치적 의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탄소중립에 필요한 재원은 매년 1~2조달러(약 1380조~2761조원) 규모로, 이는 전세계 금융시장의 1% 수준이다. 세계경제의 85%를 차지하는 주요 20개국(G20)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77% 비중을 차지하므로, 이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당장이라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손만 뻗으면 거머쥘 수 있는 일자리, 경제발전 기회, 기술 등이 널려있는데 참 답답하다"며 "정치적 결단과 강한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1.5℃라는 수치에만 과도하게 집착해 이를 이루지 못했을 때 절망할 필요도, 이를 맞추기 위해 대응 속도를 늦출 필요도 없다"면서 "우리가 0.1℃ 낮출 때마다 생명을 살리고, 피해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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