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조사결과 공개 거부..."정보공개법 위반"
한국가스공사가 수조원을 투입한 해외 가스전 사업에 대해 좌초자산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한국가스공사가 이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공개를 거부하자 시민단체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6일 기후솔루션은 지속적인 손실이 예상되는 한국가스공사의 '코랄 술' 사업과 '코랄 노스'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두고 한국가스공사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한국가스공사가 영업상의 비밀 등의 이유로 공개를 거부한 것에 대해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코랄 술' 사업과 '코랄 노스' 사업은 모잠비크에서 6개 광구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아프리카 최대규모 가스전 개발사업에서 한국가스공사가 관여하고 있는 4광구의 사업들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008년부터 올4월까지 '코랄 술' 사업을 포함한 모잠비크 가스전 개발사업에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올 하반기에는 '코랄 노스' 사업 투자결정이 임박한 상황이다.
한국가스공사가 김성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코랄 노스' 사업은 '코랄 술' 사업의 복제 사업으로, '코랄 노스' 사업 개발비로 70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미뤄볼 때 '코랄 노스' 사업 투자가 결정되면 마찬가지로 7000억의 개발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금융기관도 약 2조5000억원을 지원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가 모잠비크에서 관여하고 있는 가스전 사업들은 '좌초자산'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게 기후솔루션의 설명이다. 이미 한국가스공사가 진행중인 '코랄 술' 사업은 지난 2017년 최종 투자결정 이후 사업이 지연되면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코랄 술' 사업의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2017년 사업을 시작할 당시 투자금으로 산정된 금액에서 25.4%인 약 1537억8470만원을 증액하기도 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같은 손실을 미리 예측하지 못하고 투자를 감행했고, 결국 2023년 1분기 기준 약 4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원개발사업이 대규모로 추진됨에 따라 장차 LNG 시장은 과잉 공급으로 수익성 하락을 겪을 위험에 놓여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가 올해 4월 전망한 바에 따르면 향후 수년 내에 세계 천연가스 공급과잉은 수십년만에 최대치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문제는 이러한 좌초자산 확률이 높은 프로젝트에 수조원을 투자할 만큼 한국가스공사의 재무가 탄탄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5조7689억원에 달해 최대치를 경신했고, 매출 또한 전년대비 13.9%, 영업이익은 36.9%나 감소했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코랄 술'과 '코랄 노스'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공개를 거부한 한국가스공사에 대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공기관은 예비타당성조사의 결과에 관한 자료를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특히 기후·인권 문제로 좌초자산이 될 확률이 높은 모잠비크 가스전에 한국가스공사가 수조 원의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타당성 조사 결과를 알아야 할 권리가 있음에도 내용 일체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소송 취지를 밝혔다.
기후솔루션 가스팀 오동재 팀장은 "현재 재무상황을 고려해 한국가스공사는 공기업으로서 국민의 세금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땐 보수적으로 재무결정을 내려야 하고, 의사결정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며 "특히 모잠비크 사업은 좌초자산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한국가스공사가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사업의 수익성, 수익 회수 가능성 등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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