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보험시장' 몸집 커진다..."탄소배출권 안정적 확보 보장"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2-12 16:11:35
  • -
  • +
  • 인쇄


탄소배출권을 장기간 차질없이 확보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탄소보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탄소배출권 인증기관 골드스탠다드(GS)는 '국제항공 탄소감축·상쇄제도'(CORSIA)에 제출하는 탄소배출권이 국제투자보증기구(MIGA)의 보증보험을 들지 않았을 경우 인증해주지 않겠다는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CORSIA는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국제항공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오는 2027년부터 2019년 배출량의 85% 수준으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도입한 규제다. 2035년까지 CORSIA로 해마다 우리나라 전체 탄소배출량에 맞먹는 6억톤의 탄소배출량을 저감해야할 것으로 추산돼 CORSIA 이행을 위해 제출하는 탄소배출권과 연계된 보험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GS가 요구하는 보증보험은 탄소상쇄사업 유치국이 감축실적 이전을 보류하거나 거부하는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다. 사업 유치국은 대부분 개발도상국이어서 잦은 정부 개입으로 토지 용도가 변경되거나 전쟁이 벌어지는 등 사업 자체가 무효화될 정치적 불안요소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CORSIA는 탄소배출권 중에서도 가장 품질이 높은 '고무결성 기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규제가 본격화되는 오는 2027년 이 기준을 충족하는 탄소배출권의 수요가 공급량보다 14배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공급량에 조금만 차질이 빚어져도 CORSIA 이행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보증보험을 통해 이미 진행중인 사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2000~2023년 탄소배출권 발급 성공률은 45%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상 탄소배출권 사업은 투자자가 해당 지역의 주민과 정부와 복잡한 합의과정을 거쳐 사업을 진행한 뒤 해당 실적에 대한 깐깐한 검증절차까지 밟아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4~5년은 족히 걸리는 장기사업으로 불확실성이 큰 편이다.

CORSIA와 더불어 유럽연합(EU)발 탄소규제가 본격화되면 탄소배출권에 대한 수요와 함께 리스크 대비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늘면서 관련 보험시장은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컨설팅사 옥스보우파트너스와 탄소배출권 보험사 키타의 공동분석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보험시장 규모는 2030년 10억달러(약 1조4324억원)에서 2050년 300억달러(약 42조9714억원)로 성장한다는 예측이다.

정치적 리스크뿐만 아니라 기후위기로 탄소상쇄 사업이 위협받는 사례도 늘고 있어 탄소배출권 보험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산불로 탄소배출권 발급을 위해 등록된 숲이 서울 면적의 3분의 1규모인 182㎢만큼 타버렸다. 세계자원연구소(WRI)에 따르면 2001~2023년 산불로 연평균 크로아티아의 국토면적인 6만㎢가 잿더미가 됐고, 매년 약 5.4%씩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기업들도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미국 탄소배출권 거래플랫폼 클로벌리(Cloverly)는 지난 1월 탄소배출권 가격의 3~8%가 적용된 보험상품을 출시했다. 산불이나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 불법벌목이나 감축성과에 대한 사기 등에 대한 피해로부터 탄소배출권 매수자를 보호하는 상품이다.

영국 보험사 마시(Marsh)는 위험관리 설루션 전문기업인 위투슈어(We2Sure)와 함께 해킹으로 탄소배출권을 도난당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사업으로 발급된 가짜 탄소배출권으로 인한 사기위험을 줄이는 상품이다. 위성 모니터링 기술까지 동원해 실시간으로 탄소배출권 사업 진행상황을 확인하고 평가하는 AI 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 70년' 나눔과 봉사 실천..."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삼천리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나눔상생을 실천하고 있다.20일 삼

네이버, 2024년 재생에너지 사용 통해 온실가스 9144톤 감축

네이버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3만925톤(tCO2eq) 절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가 9144톤에 달했다.네이버는 20일 발간한 '2024 통합보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95.3%...상장사 이사회는 '거수기'로 전락?

사외이사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95.3%에 달하는 등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들의 이사회 기능과 감사 독립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기원의 ESG인사이드] 보여주기식 'ESG공시' 벗어나려면?

ESG 공시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다. 지속가능성 정보가 자본과 규제의 흐름을 결정짓는 시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수준을 점검하고 공시 역량을 평가

노동자 사망사고·압수수색 이후...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SPC그룹이 윤리·준법 체계를 감독하는 상설독립기구인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19일 출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기후/환경

+

비 오면 벽체 내려앉아...세계문화유산 무령왕릉 5호분 보존처리 시급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주 무령왕릉 5호분이 장마철 등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토양에 수분이 증가하면서 벽체

지구 기온 4℃ 오르면...2100년 식량 생산량 절반으로 '뚝'

지구온난화로 인해 2100년에 이르면 식량 생산량이 절반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솔로몬 샹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

항공권에 '비행세' 부과하면...기후기금 167조원 확보 가능

항공권에 '비행세'를 부과하면 기후피해 회복기금으로 연간 1060억유로, 우리돈 167조2000억원 이상을 모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9일(현지시간)

올해도 미국은 '열돔'에 갇혔다...다음주까지 폭염 시달려

올해도 미국의 폭염은 더 뜨겁고 길어질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번 주말 중서부에서 동부 연안에 이르는 지역에 열돔 현

환경공익사업 지원금을 로비에 활용?...EU, NGO 자금조사 착수

환경 등 공익사업을 수행하라고 지급된 유럽연합(EU)의 보조금이 NGO들의 정치적 로비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EU가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

퍼붓다 그쳤다 반복...수도권 '국지성 폭우'로 피해 속출

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 강한 비가 쏟아졌다 그쳤다는 반복하는 국지성 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인천 전역과 경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