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소음'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 높인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1-09 16:25:07
  • -
  • +
  • 인쇄

비행기 소음이 심장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유니버시티 칼리지런던(UCL) 연구팀은 영국의 히드로·개트윅·버밍엄·맨체스터공항 인근에 거주하는 3635명을 대상으로 심장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비행기 소음에 노출되면 심장 기능이 떨어지고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에 따르면 항공기 소음이 권장 수준보다 큰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심장 근육이 더 딱딱하고 두꺼워 수축과 확장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혈액도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밤에 비행기 소음에 더 많이 노출될수록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심장 이상이 있는 사람은 보통사람보다 이같은 위험이 2~4배 높았다.

또 비행기 소음이 심한 지역에 계속 머무른 사람들의 심장 구조와 기능은 해당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한 사람들보다 약 10~20% 정도 상태가 더 악화돼 있었다.

이번 연구에는 100㎡당 비행기 소음을 측정한 영국 민간 항공청 추정치를 사용했다. 연구대상 지역의 비행기 소음은 낮평균이 50데시벨 이상, 밤평균이 45데시벨(오후 11시~오전 7시) 이상이다. 이는 세계보건기구 권장치보다 각각 5데시벨 더 높은 수준이다.

소음공해는 수면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하고 교감신경계를 과활성화해 혈압을 올리고 동맥을 수축 또는 확장시켜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방출돼 식욕과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더욱이 비행기 소음은 도로나 철도 소음보다 소리가 큰데 비해 예측하기도 힘들어 익숙해지기 어렵다. 비행기 소음에 많이 노출되면 혈압이 높아지고 비만이 생긴다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다.

연구의 제1저자인 크리스티안 토프리시아누 박사는 "비행기 소음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른 요인으로는 수면장애, 염증, 죽상경화증(동맥에 지방, 콜레스테롤 등이 축적되는 질환)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저자 중 1명인 가비 캡처 박사는 "이번 연구는 비행기 소음이 심장 건강과 더 나아가 우리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라며 "소음 노출을 줄이고 공항 및 활주로 인근에 거주하는 수백만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정부와 산업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학회지'(JACC)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KCC·HD현대, 수용성 선박도료 기술 공동개발

KCC가 HD현대 조선4사(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와 손잡고 수용성 선박용 도료 기술을 공동개발했다고 6일 밝

기후/환경

+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동남아 '끈적' 중앙아시아 '건조'…亞 지역별 폭염 양상 다르다

최근 10년간 아시아 대륙에서 발생하는 폭염이 지역에 따라 뚜렷하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에너지공학과 윤진호 교

"혼합금융·전환금융...점점 다변화되는 녹색금융 시장"

국제 전문가들이 "녹색국가를 이루려면 녹색금융이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한 투자의 목적, 방향, 결과 및 영향에 대해 정확히 분석하고, 이것이 실무로

"범위로 할꺼면 목표는 왜 설정?"...정부 성토장된 '2035 NDC' 공청회

11월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확정하기 위한 6일 열린 마지막 공청회에서 감축률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NDC를

EU, 2040년까지 온실가스 90% 감축 합의…2년마다 목표 재평가

유럽연합(EU)이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최소 90% 감축한다는 목표에 합의했다.EU 27개국 환경장관들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20시간 넘게 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