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이 8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산불 발생 지역에 살포되는 분홍색 가루의 정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LA 산불을 진압하는 소방당국은 비행기 9대와 물을 투하하는 헬리콥터 20대를 동원해 현장에 붉은색 가루를 살포했다. 이 때문에 화재 지역 곳곳에는 이 분홍색 가루가 뒤덮여 있어 온라인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 분홍색 가루의 정체는 '포스첵(Phos check)'이라고 불리는 발화 지연제다. 분홍색을 띠는 이 발화 지연제는 미국에서 1963년부터 화재 진압에 사용됐으며, 지난 202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발화 지연제로 꼽힐 정도로 소방부문에서는 널리 알려진 제품이다.
포스첵은 주로 산불의 확산을 막기 위해 초목과 땅에 뿌려진다. 연소되는 곳을 덮어 온도를 낮추고 산소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동시에 연료의 연소방식을 변화시켜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분말 소화기 원리와 유사한 이 제품은 80%의 수분과 14%의 비료형 소금, 6%의 색소 및 부식 억제제 등으로 구성돼 있다.
포스첵을 살포하는 소방관이나 비행기 조종사들이 맨눈으로 분사되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분홍색 색소를 섞었다.
포스첵은 LA 산불 발생지역에 수천 갤런이 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가루의 사용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 이 가루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미국 산림청 전현직 직원들은 화학물질을 비행기로 살포하는 것이 물고기 폐사를 일으킬 수 있어 수자원법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승인을 얻을 경우 포스텍을 사용할 수 있도록 판결했다. 이후 산림청은 발화 지연제를 수로나 멸종 위기종의 서식지 등에 살포하는 것을 금지했다. 다만 '사람의 생명이나 공공의 안전이 위협받는 경우'는 예외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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