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째 이어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을 더 확산시킬 것으로 우려됐던 강풍이 잦아들면서 산불 확산세도 다소 주춤거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과 LA카운티 당국에 따르면 피해규모가 가장 큰 '퍼시픽 팰리세이즈' 산불 진압률은 19%이고 '이튼 산불'은 45% 정도다. 전날 17%, 35%였던 진압률에서 다소 진전됐다. 특히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던 산불은 현재 확산세가 진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에서는 시속 113㎞에 달하는 계절성 돌풍 '샌티애나'가 또다시 불어올 것이라고 전날 미 기상청(NWS)이 예보하면서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당시 NWS는 '극도의 화재 위험'을 경고하는 이미지를 배포하고 "언제든 대피할 준비를 해라. 불꽃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든 피하라"고 경고했다.
산불이 아직 완전히 소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풍까지 불어오면 숨어있는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고, 화력이 더 강해져 산불 피해지역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 이번 바람은 그렇게 강하지 않아 산불이 확산되거나 화재를 진압하는데 큰 방해가 되지 않았다.
NWS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5분 기준으로 팰리세이즈 산불 피해 지역인 샌타모니카 마운틴에서는 시속 39~76㎞의 바람이 불었고, 이튼 산불 지역에도 시속 47~79㎞ 정도의 바람이 불었다. 다만 화재지역과 떨어진 LA 북부에는 강풍 경보가 지속되고 있어, 아직 마음을 놓을 상황은 아니다.
이번 산불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자연재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피해 면적은 현재까지 약 156.7평방킬로미터(㎢)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35배에 이른다. 건물은 1만2000채 이상이 잿더미가 됐다.
총 피해규모는 2500억~2750억달러(약 366조~402조원)로 추산되며 보험업계 손실만 300억달러(약 43조9000억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주택 손실 등을 고려하면 400억달러까지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산불 관련 사망자 수는 현재까지 24명, 실종자는 24명이다. 주민 약 9만2000명이 대피령을 받고 집을 떠났으며 8만4000여명은 대피 준비 경고를 받았다. 산불로 인한 실업자는 1만5000~2만5000명 수준으로 가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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