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이른 설연휴가 다가오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이에 발맞춰 설 선물세트 판매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올해 설 설물세트의 특징은 경기불황을 의식한듯 '가성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백화점은 소포장 선물세트를 늘렸고, 대형마트는 1만~2만원대 초가성비 선물세트를 내놨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들은 올해 100만원 이상 고가의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5% 늘리는 동시에 용량을 줄인 소포장 선물세트도 판매하고 있다. 대형마트들도 5만원 미만의 선물세트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1~2만원대 '초가성비 선물'을 앞다퉈 판매하고 있다. 고물가탓에 설 장보기를 주저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전략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 관계자들은 모두 "지난해 설보다 10만원 미만 선물 물량은 줄였지만 10만원 이상 선물세트 물량은 늘렸다"면서 "특히 가족 구성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소포장 선물세트를 다채롭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도 '가성비' 선물세트 상품을 늘렸다. 이마트는 5만원 미만 상품의 비중이 38.9%로 지난해보다 4.7%포인트 늘었다. 롯데마트도 10만원 미만 상품 비중을 작년보다 5%포인트 늘린 70%로 구성했다.
◇ 백화점, 1·2인 가구 추세 반영 '소용량·소포장'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의 설 선물세트 비중을 늘린 백화점들은 올해 '소용량·소포장' 선물세트를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롯데백화점은 1·2인 가구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해 소용량·소포장 설 제품을 지난해보다 20% 늘렸다. '한우정성 스테이크'(19만 5000원)는 1+등급 한우에서 극소량만 생산되는 6지 특수부위를 200g씩 소량 구성했다.
현대백화점도 한우세트를 소포장 상품으로 간소화시킨 것이 눈에 띈다. 450g을 기본으로 했던 포장단위를 200g으로 줄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인기부위와 특수부위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게 구성한 '암소 한우미식'을 선물세트로 내놨다. 29만~33만원대로 판매하지만 소포장 세트도 선보이고 있다.
최형모 롯데백화점 푸드 부문장은 "이번 설에는 우수 산지와의 협업해 선물의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가족 구성과 취향 등을 반영한 이색 선물까지 다채롭게 기획했다"고 말했다.
◇ 대형마트, 1~2만원대 가성비 선물 늘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설 선물세트를 대거 선보였다.
이마트의 설 선물세트 가격대별 구성비를 보면 5만원 미만 상품이 38.9%로 비중이 가장 높다. 이는 지난해보다 4.7%포인트 늘린 것이다. 반면 5만∼10만원 미만 선물세트 비중은 32.2%(-2.8%포인트), 10만원대는 14.3%(-1.1%포인트), 20만원 이상은 14.6%(-0.8%포인트)로 지난해보다 비중을 줄였다.
이마트는 올해 설 선물세트 가운데 가공·일상 세트를 제외하고 사과가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량 매입 등으로 사과 선물세트 가격을 지난 설보다 약 10% 낮게 책정했다"며 "사과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 설의 같은 기간보다 2배(105%) 늘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10만원 미만 상품 비중을 지난해보다 5%포인트 늘려 70%로 확대했다. 대신 10만~100만원 미만 상품 비중을 대폭 줄였다. 롯데마트도 5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매출 상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1만원대 이하 초가성비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25%가량 증가했다고 롯데마트 측은 밝혔다.
홈플러스도 품목 대비 가성비가 높은 선물세트가 매출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선물세트는 3만4000원짜리 동서식품의 맥심커피세트이고, 그 다음이 2만5000원짜리 정관장 홍삼원 50㎖ 30포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가격이 저렴한 커피·차 선물세트 매출은 지난해보다 37% 증가했다"며 "신선 선물세트 매출 증가 속도는 작년보다 다소 느린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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